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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일기 | 12/04/23 06:07
(2011년 7월 26일에 쓴 글)

저녁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답게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푹푹 찌는 무더위를 참기가 힘들었다. 점심 메뉴로 양념 치킨이 나온다길래 학교 셔틀 버스를 타고 학생 회관으로 향했다. 삼천원짜리 메뉴였는데 식권을 받아들고 나서 조금 의아한 기분이 들었지만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저와 식판을 꺼내들고 있으니 안쪽 조리실에서 나온 아주머니께서 분홍색 식권은 A가 아니라 C라고, 저 쪽으로 가라고 한다. 그제서야 내가 주황색이 아닌 분홍색 식권을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삼천원을 지불했다고 영수증을 꺼내서 보여주자 가서 다시 바꿔 오란다. 바꾸러 갔더니 식권 판매하시는 분께서 한참을 들여다 보더니 미심쩍은 표정으로 식권을 바꿔준다. 나 식권 산지 3분도 안 지났단 말예요. 먹고 싶은 밥 받아서 식탁에 앉는데 별로 기분이 좋질 않았다. 이 짜증의 원인이 뭔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가장 큰 것은 푹푹 찌는 무더위에 얼굴과 등에 흐르는 땀이었다. 식권 바꾸러 가야했던 귀찮음과 배식하는 아주머니의 퉁명스러움은 사실 별 게 아니었다. 이미 다 찬 양동이를 흘러넘치게 한 것은 나중에 흘러들어온 몇 방울이었고 나는 그것들에 온 정신을 집중해서 날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에어컨 바람을 좀 쐬고 땀이 식고 나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리필을 하러 갔는데 2시가 넘은 시간이라서 남은 걸 다 버렸나보더라. 그래도 짜증은 나지 않았다. 아마 별 생각없이 꾸역꾸역 밥 먹고 있었으면 또 짜증이 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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