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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영화 | 11/01/31 03:00

포스터만 봐도 딱 느낌이 온다. 이 영화는 일정 수준으로 야할 것이다.

내가 이 영화 포스터를 본 건 초등학교 6학년 때, 동네 비디오 가게 앞이었다. 정확히 위 포스터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예술인가 외설인가'하는 관용어구를 처음 본 것도 이 때였다. 72년 개봉작으로 상영 당시 노출 수준 때문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탈리아에서는 개봉된지 4일만에 상영이 중지되었으며 감독은 옥살이를 해야했다고 한다.

이 영화에는 매우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는 것 같)다. 기본적인 인물간의 대비가 있고 일상적인 공간이지만 특수한 상황을 설정하며 주변 인물들간의 꼬인 관계에서도 어떤 무언가를 읽을 수 있다. 잠깐 나오는 소품이나 별 생각없이 내뱉는 것처럼 보이는 짧은 대사, 사람들의 눈이 흔들리는 장면이나 카메라가 위로 올라가는 것, 불투명한 유리 뒤에 나타난 유화같은 모습과 대화하는 장면이라든지 감독이 '오렌지색 필름'이라 칭했던 빛의 처리나 계속해서 등장하는 파리 메트로 등등(그 아래로 보이는 인물들의 엇갈림들이라든지)... 그리고 그 놈의 껌!

백명의 사람이 보았을 때 백 가지의 감상이 있을 수 있는 그런 영화인데 나는 폴과 잔의 관계를 큰 틀 삼아서 보게 되었다. 우연한 계기로 만난 폴과 잔은 폴이 설정한 공간 안에서 만남을 계속하게 되고 잔은 어느덧 폴에게 빠지게 된다. 이후에 폴이 로자의 시신 앞에서 오열하며 사람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가 변하게 되는데 이후에 잔은 폴에게 공포를 느끼게 되고 영화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아, 써 놓고 보니 정말 단편적인 한 면모인데... 이 영화는 이게 전부가 절대로 아니니 궁금하면 보시길. 써 놓고 난 내가 민망하네 거 참. 여하간 잔은 갈등을 하긴 하지만 영화 내내 바뀌지 않는 인물로 비추어졌고 폴의 변화에 당연히 그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남과 여'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영화 상영 이후에 민규동 감독님께 견해를 부탁드렸는데 잔의 약혼자인 톰을 언급하시며 세 인물간의 관계를 보았기 때문에 남과 여라는 관계로 보진 않으셨다고.

말론 브란도의 연기는 말할 것 없이 대단하다. 도입부분에서 긴 코트를 입고 후줄근한 모습으로 세상 다 끝난 것같은 포스를 풍기다 후반부에 정장을 차려입고 끊임없이 잔을 유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말미에 나오는 "모르는 사람이야 모르는 사람..." 이라는 대사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마르셀 역을 맡은 마시모 기로티와 한 방에 앉아 주고 받는 장면에서는 두 중년의 위엄을 여지없이 느낄 수 있기도 하고.

폴이 잔을 목욕시켜주는 부분은 여러 가지로 참 미묘한 장면이었다. 머리를 감겨주는 행동이 영화 중에서 가장 더할 나위없이 로맨틱하게 보이기도 했지만 구두로 머리를 때리질 않나 "노블레스 오블리주야"라는 농담으로 관객들을 웃기질 않나.

이 영화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보게 된 것인데 필름을 확인해 보니 전체적으로 붉은 기운이 돌아서 무료로 상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사실 그래서 끌렸다). 색채적인 면에서도 굉장히 볼거리가 많은 영화일텐데 그런 쪽으로는 거의 감상을 하지 못해서 너무나 아쉬웠다. 기회가 된다면 꼭 제대로 된 색으로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언젠가 영화 '몽상가들'의 색이 매우 볼만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감독이 바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였을 줄이야.

의외로 귀가 굉장히 즐거운 영화다. 시종일관 흘러나오는 재즈와 커다란 색소폰 소리가 때로는 신경질적으로 때로는 서글피 와닿는다.

# 폴과 잔의 아파트에는 'rue Jules Vernes'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는데 실제 촬영된 장소는 Passy 지구의 rue de l'Alboni 라고 한다. 영화 중간에 계속 빠시 빠시 이래서 움찔움찔했다(...) 중요한 다리 씬은 바로 비라켕 다리. 그래, 비라켕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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