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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
일기 |
11/03/1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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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이번에는 여왕 폐하께서 화가 단단히 나신 모양입니다. 이를 어찌하면 좋습죠?"
"......"
"부디 무사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저는 이만..."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던 남자는 내 뒤를 빠른 걸음으로 복도 끝으로 사라져 갔다. 여기는 대관절 어딘가, 바닥에는 붉은 카펫이 길게 깔려 있고 벽에는 일정 간격으로 촛불 장식이 걸려 있다. 창문은 보이지 않지만 왠지 시간은 저녁을 지나 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왼쪽에는 중후한 문이 보인다. 나는 저기로 들어가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문을 당겨서 열고 걸음을 안으로 옮겼다. 하지만 들어감과 동시에 내 손으로 문을 닫고 더 이상 걸어들어갈 수 없음을 알았다.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나는 벌을 받기 위해 이곳으로 온 것이었다.
"지난 번엔 1단계로 끝났지만 이번에는 그걸론 안 되겠어."
그 앙칼진 목소리가 기억났다. 지금 내 왼쪽에 있는 것이 바로 그 고문 기계이고 나는 거기에 왼손을 넣어야 한다. 그 때 퉁퉁 부어오른 내 손을 보며 기겁을 하던 남자가 아까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른 남자였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왜 여기에서 이렇게 겁에 질려 있으며 기억은 왜 거슬러서 하나씩 떠오르는지 하는 여러 가지 의문이 생겨났지만 마치 정해져 있었던 것처럼 그 상자 속으로 아주 천천히 손을 넣었다. 이 빌어먹을 기계는 내 손을 본따서 만들었는지 넣으니 딱 맞는 압박감이 느껴졌다. 저기 보이는 숫자는 5까지 있구나 아아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눈을 떠 보니 머리를 베고 있던 왼손에 감각이 없다. 그렇지, 나는 엎드려 자고 있었지. 아 손 저려. 다리는 왜 또 이렇게 저리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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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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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릉 11/03/19 14:05 R X
남자에게 주인님♡이라고 불리는 것이 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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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sist. 11/03/23 00:54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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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네 말에 꼬투리를 잡을 부분은 하트뿐이지만 문장 자체에 틀린 점이 없는데도 날 엿먹일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멋있군...
역시 넌 신문 기자를 해야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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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shovels, no g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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