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3집 - Hanei Sky
코스모스 1집을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신선하고 좋았다. 그 때가 아마 2002년 후반이었을텐데 수능 전이었는지 수능 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이래저래 위로가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2집이 나와서 샀지만 1집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 그다지 많이 듣지 않았다. 그 후로 김상혁과 에레나가 각기 다른 활동을 하면서 무한정 활동 중단 상태였는데 이번에 김상혁이 새로 코스모스라는 이름으로 돌아왔길래 냉큼 앨범을 샀다. 노래에서 세월이 묻어나오는구나 싶은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나쁜 의미 아님). 이렇게라도 다시 들을 수 있다니 오랜 옛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움.
Lucid Fall - Les Miserables
ㅁㄴ누님이 미투에 올리신 '사람이었네'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기타리스트가 용린(디어 클라우드)이 아닌가! 우리 나라 기타리스트 중에서 속주도 펑키도 재즈도 아닌 독특한 기타를 들려주는 사람이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그것 때문에 이번에 새로 나온 앨범을 샀더니... 사람이었네는 3집 수록곡이었다. 아, 내가 사 놓고도 잘 듣지 않았구나. 그 땐 왜 몰랐을까 생각을 해 봤지만 사람이었네는 거의 끝에 있는 트랙이었고 미처 내 뇌리에 새겨질 기회조차 내가 주지 않았겠지.
미안하지만 나는 이번 앨범 또한 그럴 것이다. 솔직히 내가 루시드폴의 음반을 사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 옛날 미선이의 사운드 때문이다. '치질'에서 들려주었던 재기 발랄함과 '섬'의 끝없이 추락하는 절망감, 안식을 갈망하는 'Shalom'... 그리고 '파노라마'. 내 어찌 이것이 그립지 않으리?
위 두 앨범에 대한 좋은 글이 있어서 링크한다: 클릭
글의 일부 중...
미선이 때에 <치질>에서 경멸한다던 어떤 신문에서 그의 얼굴을 보았을 때, 의아하긴 했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지난 여름, 음악인들의 작은 목소리라도 모아보자는 간곡한 메일을 소속사에 보냈으나 어찌 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을 때, 섭섭하긴 했으나 이해할 순 있었다. 얼마 전,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음악회 출연 부탁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는 소속사의 입장을, 안타깝긴 했어도 이해하려 애쓰고 있다. 고학력과 인간적 매력, 그리고 부드러운 음악으로 쏠리는 특정 기호층이 유입되고 있다 해도 상관없다. 결국 음악의 바다로 모이니까.
마그마 - 마그마 1집
대한민국에 이런 밴드가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그들이 한순간에 사라졌다는 게 슬픈 앨범. 이런 걸 듣고 있으면 좋은 음악의 필수 요소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그저 좋은 멜로디와 리듬이 있으면 전부가 아닌가? 리드 멜로디 보다 백킹이 커도 좋은 노래는 좋은 노래일 수밖에...
Galaxy Express - Come on & Get up!
뮤지션의 음악이 변한 경우 대부분의 경우 보통 아니면 나쁜 소릴 듣게 마련이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기존에 냈던 여러 장의 싱글과 정규 앨범을 통해서 노래가 비슷비슷하다는 비난 아닌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었고("으아~"로 시작해서 달리다 끝난다라는 소리가 있었다) 이번에 그들은 확실하게 변한 모습을 보여줬다. 나쁘지 않다. 앞으로의 앨범이 기대되는 EP.
산울림 - 다시듣기 - 청춘, 위로, 추억
몇몇 트랙들이 없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산울림은 들어야하지 않겠는가. 사실 베스트 앨범은 웬만해선 잘 안 사는 편인데 이들의 경우 음반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최근 문제가 있었던 리마스터 앨범보다는 이쪽을 택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음악이라고 해도 좋을 노래들은 마그마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서 활동하게 된 게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 영국이었으면 월드 클래스였을텐데...
그리고 나는 현재 킬러스 앨범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중
오늘 와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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