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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거의 재테크가 아닐까 싶긴 하지만.
Gibson Les Paul Custom 1981(serial: 8xxx1xxx)
모든 부품 오리지날 그대로
몇 년 전, Guns N' Roses를 들을 때부터 꿈에 그리던 Gibson Les Paul Custom을 드디어 손에 넣었다. 이 기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톤은 나의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때문에 꿩대신 닭으로 에피폰 레스폴 커스텀을 구입해서 이런저런 노래들을 연주하곤 했다. 내가 구입한 첫 기타가 레스폴형임을 생각해 보면 음... 사실 그 때는 펜더 기타를 잘 몰랐지(...)
나는 원래 깁슨 레스폴 커스텀이면 당연히 검은색이어야한다는 멋모르는 고딩같은 편견(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판매자가 올린 사진을 보니 wine red 또한 매력적인 느낌을 풍기고 있었기에 주저없이 선택했다. 첫번째 사진에서는 바디의 색이 좀 어둡게 나왔는데 두 번째 사진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모니터마다 많이 다르게 보일 것 같기도 하지만...
28년 세월의 흔적
사진을 보면 넥 뒷부분과 바디 뒷부분의 도장이 벗겨진 것이 보인다. 28년이나 지났으니 저 정도는 당연한 거랄까... 마치 사람에게 주름살이 생기는 것처럼. 프렛 또한 굉장히 닳아 있었지만 연주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벗겨진 피니쉬덕에 손이 잘 움직이기도 하고 닳은 프렛에서는 마치 오래전부터 연주하던 것같은 편안함마저 느껴졌다. 넥은 적당히 얇게 느껴지는 걸 봐서 아마도 60's인 듯하다(불확실함).
사실 기타는 이런 것보다 소리가 중요한 게 아니겠는가. 아직 큰 앰프에 물려보지는 못했지만 10W짜리 앰프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소리가 굉장히 두껍다. 음색은 vintage 그 자체이다. 좀 과장해서 지금까지의 세월이 모두 녹아들어간 그런 음색? 하지만 두껍다하여 답답하거나 그런 소리가 아니라 굉장히 따뜻한 음색이다. 프론트 픽업에서 나오는 클린톤이 거의 예술임. 서스테인 또한 역시 깁슨이랄까, 그런 느낌이다. 리어 픽업은 좀 더 큰 앰프에서 들어봐야 진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셀렉터 상태 또한 좋아서 변경될 때 잡음이 없다. 단, 프론트 픽업 볼륨 노브가 8~10 사이에서 잡음이 살짝 나는데 이 정도는 괜찮다. 에피폰 레스폴에서는 일정한 잡음이 계속 났는데 이건 그런 게 전혀 없다. 지금 생각해 보면 험버커 픽업이라 잡음이 적어야 정상인데(...)
판매자분께 들은 이야기인데 1981년에 생산된 것까지만 old Gibson Les Paul로 쳐 준다고 한다. 82년부터는 넥과 픽업, 많은 부분들이 변경되어 그 전과 같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굉장히 좋은 기타이고 자기와 같은 년도에 태어난 녀석이라서 팔기 싫었는데 현재 하고 있는 음악 성향과 좀 다른데다 급전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판다는 말씀에 좀 가슴이 아팠다. 내가 구입한 중고 악기들을 파는 사람들은 다들 그런 이야기를 했다.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면 스트랩 거는 부분이 요즘 나오는 기타들보다 작아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스트랩이 잘 빠진다는 것이다. 음... 뭐 방법이 있겠지.
돈지랄로 끝나지 않도록 오늘도 연습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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