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  |  세계탐방  |  옆집소식  |  방명록  |  RSS  |  관리자
건강 검진
일기 | 08/08/04 12:27
지난 토요일에 강남 차병원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다. 금요일에 '8시까지 오라'는 문자를 받았는데, 때문에 엄청 일찍 일어나야만 했다. 도착하니 8시 15분쯤 되었다. 은행처럼 대기표를 받았는데 사람이 많은데다 한 명 접수 시간이 상당히 길어서 꽤나 오래 기다려야 했다. 급하게 간다고 더워서 앉아있지도 않고 에어컨 앞에 계속 서 있었다.

다들 회사 근처나 선릉의 KMI로 가시던데 입사할 때 여기서 건강검진을 받은 적이 있어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여기를 골랐다(...) 그 때는 굉장히 간단하게 검진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그러려니 하고 갔더니 생각보다 굉장히 뭔가를 많이 검사했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위 내시경... -_- 사실 신청할 때 항목에 체크를 안 해서 접수할 때 "내시경 항목 선택을 안 하셨네요"라는 말을 듣고는 그냥 내시경을 하겠다고 했다. 수면이 아닌 그냥 쌩! 내시경!

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들어가니 젤리뽀만한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 있는 희여멀건 액체를 마시라고 준다. 장의 가스를 다 빼는 거라나. "한 번에 다 마시세요" 원샷했는데 참 맛도 없고... 그리고 장의 활동을 둔하게 만드는 근육 주사를 놓던데 약이 들어올 때 팔이 뻐근한 게 참 아프다. 한 5분 동안 빡세게 문질렀더니 거의 아프지 않았다. 차례가 되어 수술대(?)에 누웠는데 마취액을 입안에 뿌린다. "5초 동안 삼키지 마세요" 그냥 입 안에 머금고 있었더니 이제 삼키란다. 한 1분쯤 있으니 마취가 다 되었다. 식도에 감각이 없어서 침 삼키는게 참 버거웠다. 옆으로 돌아누우라는데 밑에 스테인리스 용기를 두고 타올로 받친다. 내시경을 하면 침을 질질 흘리면서 한다는데 그래서 이걸 두겠지... 싶었다. 마우스피스같은 걸 입에 물라고 하고 의사 선생님이 뭔가 기다란 호스를 드는데... '헉 시발 저게 다 들어간단 말야?' 라는 생각을 할 틈도 주지 않고 호스가 입 안으로 들어온다. "처음엔 조금 이물감이 있을 수 있는데 조금만 참으세요~" 쑥쑥 들어간다. '아 이게 범해지는 느낌이구나 빌어먹을...'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얼마 지나면 '뭐가 처음에만 이물감이야 계속 그러는구만 ㅅㅂㅅㅂㅅㅂㅅㅂ...' 침을 삼키지 말고 그냥 다 흘려야 하는데 난 무의식적으로 삼키게 되었다. 그래도 식도가 호스를 잡고 안 놓아준다거나 하지 않아서 별다른 소리는 듣지 않았다. 시간이 좀 지나고 "이제 1분 정도 남았습니다"하는데, 호스를 빼면서도 사진을 찍더라. 뭐 결국 침 한 방울 안 흘리고 내시경 성공! 호스를 빼니 그제서야 트림이 끄윽하고 나와서 민망했다. 회사 동료님께서 "내시경의 신 아냐? 엉?" 이라고... 낄낄

그리고 초음파 검사도 좀 당황했는데 몸에 뭔가 막 바르고 문지르는데... 간지러워서 참기 힘들었다. 전립선 초음파 검사할 때 좀 민망했고 -_- 때 안 민지 좀 됐는데 때 나온 거 아닌가 몰라 ㅅㅂ...

혈액 채취할 때 시험관 6개 정도 분량을 뺐는데 4통째 뽑을 때 되니까 머리가 어질어질한 것이... 혈압이 정상이라고 나왔는데 저혈압끼가 있나? 입사할 때 받은 건강 검진에서는 혈압이 살짝 높다고 나왔는데. 신기한 건 바늘 한 번 꼽아 놓고 통만 바꾸면서 여러 번 뽑는 거였다.

결과가 나왔는데 위벽에 조그마한 고추가루같은 빨간 점이 있다고 한다. 출혈성 위염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평소에 속 쓰린 적 없었냐고 묻길래 그런 적 없다고 했다. 나중에 아프면 내과에 가 보라나. 별로 크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닌 듯하지만 음식 조심을 좀 해야겠다. 찾아보니 술 담배 폭식을 하지 말아야 하며 피해야 할 음식 리스트가 있던데 패스트푸드에 인스턴트 음식... 맨날 내가 자주 먹는 것밖에 없었다 -_-

자세한 결과는 2주 후에 나오겠지만, 별 문제가 없는 듯해서 다행이었다.
건강 검진, 끗
관련글(트랙백) | 댓글(8)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jinurius.cafe24.com/tt/rserver.php?mode=tb&sl=433
飛烏 08/08/04 13:21 R X
'이게 범해지는 느낌이구나 빌어먹을...'
여기서 대폭소 ㅋㅋㅋ
bassist. 08/08/06 01:37 X
너도 해 봐... 대폭소하던 때가 그리울 거다
everclear 08/08/04 13:37 R X
전 자는 사이 범해진 듯..
bassist. 08/08/06 01:37 X
ㅊㅋ
...
nowing 08/08/05 11:17 R X
내시경한테 당했군 낄낄
bassist. 08/08/06 01:37 X
아 시박 너도 해 봐 -_-
Dish 08/08/07 23:04 R X
무서워용 ㅇㅅㅇ;
꼭 해야하는 건가 (...)
bassist. 08/08/08 14:58 X
그런 건 아닌데 24만원짜리 검진이 공짜니까... 할 수 있을 때 해 보는 게 좋지.

아이디
비밀번호
홈페이지 비밀글로 저장
내용
 

[PREV] | 1 ... | 413 | 414 | 415 | 416 | 417 | 418 | 419 | 420 | 421 ... | 660 | [NEXT]
bassist.'s nazono blog


no shovels, no gains.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소개
음악
단상
일기
사진
영화
린과 케이의 이야기
World of Warcraft
 최근에 올라 온 글
+ tumblr (8)
+ 돈과 권력 (4)
+ 반복학습 (7)
+ 주차 (4)
+ 사춘기? (6)
+ 업무 단상 (5)
+ Life and Time - 타인의 의.. (2)
+ 의사 선생님 (2)
+ 8 mile (2)
+ 혼자 밥 먹기 (6)
 최근에 달린 댓글
+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
 08/30 - 비밀 댓글
+ 성지순례합니다
 03/11 - ntopia
+ 성지순례합니다
 11/16 - erniea
+ 아니 이보시오 이게 누..
 07/27 - bassist.
+ 지난 번에 오프에서 만..
 07/27 - bassist.
+ 얼마전 종로에서 술을..
 07/08 - 나다
+ 내 웹호스팅 계정의 갱..
 02/08 - withonion
+ 흑흑... 옮기고 싶은데..
 02/03 - bassist.
+ 리플도 트랙백도 스팸..
 02/03 - bassist.
+ 그 또한 맞는 말이오
 02/03 - bassist.
 최근에 받은 트랙백
 달력
 글 보관함
 링크사이트
 방문자 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