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일단 가볍게 오프닝부터 살펴 봅시다.
힘찬 하이햇 소리와 함께 등장하는 4개의 악기 아이콘.
실루엣만 봐도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레스폴을 상징하는 book-shape 헤드에 싱글컷 바디(...)
으리으리한 악기가 나타났습니다!
번쩍번쩍한 게 참 비싸보입니다. 심지어 키보드에는 진공관도 달렸군요.
등장인물들이 다같이 연주하는 장면.
캐릭터 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애니메이션은 기타를 치고 있는 유이가 주인공입니다. 평범(하다 못해 별 거 없는)한 중학시절을 마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주인공이 밴드를 시작하게 되는 내용이죠(엔딩 보면 미오가 주인공 같지만 그건 넘어가고).
이 포지션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반적인 밴드원들이 서는 위치입니다. 아주 드물게 예외가 있지만 드럼은 언제나 맨 뒤의 중간에 있고, 관객 입장에서 봤을 때 베이스는 왼쪽, 기타는 오른쪽입니다. 그리고 키보드도 보통 오른쪽에 서게 되고 기타가 하나 더 있으면 베이스 옆에 서게 됩니다. 정해진 건 아니니 그냥 이런 게 있구나~ 하고 넘어가 주세요.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때 참 특이하다 싶었던 건 바로 미오가 왼손 베이시스트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왼손잡이를 위한 모델을 따로 가지고 있네요. 보통의 기타나 베이스는 거의 다 오른손잡이를 위한 모델입니다. 유이의 기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높은음을 연주하기 위해서 왼손을 바디쪽에 가까이 할 때 연주하기 편하라고 바디의 한 부분을 깎아 놓은 것이 보입니다(이걸 싱글컷이라고 하는데 좌우 대칭으로 위/아래로 깎은 것은 더블컷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모양의 기타를 왼손잡이가 쓴다면 어떨까요? 높은 음을 연주하기 위해서 `오른손'을 하이프렛쪽으로 가져가면 바디에 턱 막혀서 매우 힘들겁니다. 이건 펜더형 기타(베이스) 또한 마찬가지인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왼손잡이용 모델이 있는 겁니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사실 이 부분에서는 화면을 예쁘게 만들고자 하는 제작진의 의도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보통 베이스와 기타는 반대로 서는데 메고 있는 악기가 같은 방향이면 폼이 안 나잖아요. 그래서 적당히 좌우 대칭형으로 놓으면(미오가 왼손이라는 설정이면 OK) 화면도 예쁘고 좋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유이가 왼손잡이고 미오가 오른손잡이면 헤드가 화면 중간으로 모이기 때문에 별로 볼품이 안 날 것 같군요.
잡설이 길었군요. 다음 장면으로 넘어 갑시다.
역시 오프닝의 한 장면입니다. 점프는 라이브에서 흥을 돋구기 위해 아주 중요한 요소죠. 물론 연주를 하면서 점프하는 건 상당한 연습을 필요로 하지만... 오른쪽 그림에서 보이는 오묘한 표정들이 캐릭터들의 성격을 반영하고 있는 듯해서 재미있어서 캡쳐해 봤습니다. 애니메이션 보신 분들은 공감하실지 모르겠네요. (왼쪽부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츠무기와 스위치 켜진 주인공 유이, 언제나 활발한 표정의 리츠, 이런 패거리에 휘말려들어 불안한 미오(ㅋㅋㅋ)
보기만 헤도 설레는 Gibson 로고
네, 저 악기 덕후입니다 ㅋㅋ
시작부터 본격적인 슬램을 보여주는 주인공
밴드 프론트맨으로서의 자질이 엿보입니다
거짓말
밴드를 하다 보면 이렇게 빵 먹으면서 허겁지겁 합주실로 달려가야 할 때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늦으면 합주비를 물리니까(...)
역시 거짓말
합주비 물리는 건 사실입니다.
지각하고 허겁지겁 학교로 달려가는 장면인데 그 짧은 장면에 앞으로 만나게 될 친구들이 등장합니다.
제작사인 교토 애니메이션의 센스가 엿보이는 부분.
주인공은 학교에 지각한 줄 알았지만 사실은 자기가 1시간 늦은 걸로 착각한 겁니다. 그리고 몇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주인공의 어리버리한 점을 강조하는데 음... 제가 최근에 애니메이션을 잘 안 봐서 이런 주인공이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참 오래간만인 것 같군요. 게다가 `할 때는 한다!' 같은 포스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ㅋㅋㅋ).
사실 이 장면까지 나오고 오프닝이 나옵니다만 설명을 위해서 잠시 순서를 바꿨으니 양해바랍니다.
아이캣치 화면.
악기로 낼 수 있는 소리들을 생으로 내어주는데 이것 또한 특이합니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아이캣치 화면에 집중하게 해 줄 수 있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군요.
그들의 첫대면.
여기서도 우리의 주인공 유이는 초바보의 모습을 두 명에게 제대로 어필합니다.
리츠와 미오는 부원이 모두 졸업해버린 경음악부가 있다는 걸 선생님께 듣고 거기로 향합니다.
엄청나게 큰 음악실. 끝내줍니다.
게다가 그리운 오선 악보 칠판
이게 대체 얼마만에 보는 건지 ㅋㅋㅋ
둘은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고 그저 기다립니다.
그 와중에 합창단에 가입하고 싶다는 츠무기를 만나게 되죠.
때려치우고 나가려고 하는 미오에게 소리치며 과거를 회상하는 리츠의 거짓된 기억 속의 미오 모습을 봅시다.
핑크에 해골이라니... 취향 참 특이하군요 미오 어린이 ㅋㅋ
네, 사실은 라이브 현장이 아니라 집에서 TV를 통해서 보고 있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멋진 라이브는 사람의 혼을 빼놓을 수 있죠. 거기에 반응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릅니다만, 아무래도 리츠는 좋은 거 보면 안달나서 막 들뜨는 타입이고 미오는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멍~ 하게 속으로 놀라고 있는 중인 것 같군요.
위 그림을 보고 알맞은 답을 고르시오.
① 미오는 때리는 걸 좋아한다.
② 거짓된 친구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폭력은 어쩔 수 없는 수단이다.
③ 리츠는 맞는 걸 좋아한다.
④ 이런 스킨십은 우애를 두텁게 할 뿐이지?
⑤ 락앤롤에 폭력은 필수다.
네 정답은 4번 되겠습니다. 이런 모습에 감동한 츠무기는 밴드에 들어가기로 결심합니다. 사족인데 저랑 제 주변 사람들이 노는 걸 보면 츠무기는 몹시 감동하겠군요 네... (폭력과 욕설이 오가는 두터운 우애)
밴드를 하는데 있어서 죽이 맞는 사람들은 매우 중요합니다.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서로 한치의 양보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티격태격할 때도 있겠지만, 평소에는 탁 터 놓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하는 게 아무래도 좋겠죠. 평소에 친한 사람들끼리 밴드를 하게 되는 건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범프오브치킨도 어릴 때부터(유치원이었나?) 친하던 또래들끼리 결성된 밴드라는군요. 그런 점에서 츠무기의 잠재된 똘... 끼... 또한 기대해 볼 수 있겠습니다.
드럼, 베이스, 키보드. 이제 기타가 남았습니다.
"이제 기타... 인가?" 라고 중얼거리는 리츠의 목소리에 아주 짧게 유이의 가방을 비춰줍니다. 이런 연출 맘에 듭니다 ㅋㅋ
이건 리츠와 미오, 츠무기가 패스트푸드점에 간 장면인데...
위 스샷은 리츠가 구겨진 휴지(종이?)에 콜라를 한 방울 떨어뜨려 쭉 펴는 장면입니다. 제가 음식점 가서 저런 식으로 펴지는 타월은 봤는데 혹시 저런 식으로 놀아보신 적 있으신 분 계신지... 이런 건 처음 보네요.
다시 부실. 드럼 세트에 키보드... 완전 부럽습니다.
그런데 이 구도는 이전에 나온, 그리고 앞으로 나올 장면과 좀 많이 다른 것 같기도 하네요. 뭐 그래도 애교로 넘어가 줍시다.
입부 희망서를 넣었지만 자초지종을 알게 되고 취소를 하러 가는 유이.
어떤 사람들일까... 상상을 하는데 나쁜(?) 이미지만을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건 DMC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인데 ㅋㅋ DMC도 보시면 재밌습니다.
일단 먹을 것으로 꼬시는 부원들. 좋은 전략입니다.
오른쪽 그림을 보시면 뭐든지 막 먹고 싶어질 겁니다 ㅋㅋㅋ
실컷 먹고 있는데 갑자기 나오는 질문.
"어떤 음악 좋아해? 어떤 기타리스트 좋아해?"
아놔 진짜 ㅋㅋㅋ 저는 이 장면에서 뒤집어졌습니다.
기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람들이 다 나오는데 아주 그냥...
미오도 베이스 치고 있으면서 어지간한 락덕이군요. 이 정도면 인증완료?
그나저나 지미 헨드릭스를 보시면 오른손잡이용 기타를 뒤집어서 치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손가락도 무지하게 깁니다. 선천적인 요소라 참 부럽군요.
유이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죄송하지만 나가야겠다고...
하지만 그럼 이야기가 안 되죠. 리츠는 자신들의 연주를 일단 한 번 들어달라고 합니다.
아까 나온 스샷과는 세트 위치가 좀 다르지만 넘어갑시다.
이 장면에서는 미오가 튜닝을 하는 소리가 나오는데 이것도 참... ㅋㅋ
베이스는 낮은 음부터 EADG(미라레솔) 음이 나게 되어 있는데, 5도씩 높아집니다. 그래서 낮은 음이 나는 줄 다섯번째 칸(프렛)을 잡고 바로 위의 줄을 치면 같은 소리가 나게 되죠. 둥둥~ 둥둥~ 둥둥~ 하고 튜닝이 맞는지 확인하는 게 바로 이 장면에서 나옵니다. 참 잘 재현해놨군요. 음... 하지만 오른손이 프렛을 짚고 있지 않고 헤드머신 페그를 돌리고 있는 점은 에러입니다. 오른손은 다섯번째 프렛을 짚고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들도 합주 전에는 반드시 튜닝을 맞춥시다. 집에서 튜닝하고 와도 다 틀어지게 마련이고 온도나 습도에 의해서 넥이 조금씩 움직이기 때문에 튜닝은 반드시 새로 해야 합니다.
감동받은 유이는 덜컥 가입하게 됩니다.
네, 좋은 연주는 언제나 사람들을 감동시키죠.
밴드는 혼자 하는 게 아닙니다. 곡이야 혼자서 쓰고 소리를 입히면 되지만 합주나 라이브는 절대 혼자서 할 수 없는 거죠. 각자 다른 걸 연주하고 있지만 약속된 박자나 화음(가끔은 무시되기도 하지만)에 맞춰 하나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이 행위는 여럿이서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멋진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인공도 이런 걸 깨달았... 나보죠?(과연)
그리고 1화는 끝납니다.
엔딩입니다. 미오가 쥐고 있는 베이스의 Fender 로고가 조금 어색합니다. 물론 고정된 형태가 이동하는 걸 그리는 게 굉장히 어려운 것이지만 이건 팬으로서 조금 아쉽긴 하네요. 게다가 동작 또한 베이스는 고정이고 손만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요 ㅋㅋ
그리고 한가지.
유이의 기타를 보면... 기타와 앰프를 연결하는 줄이 스트랩쪽으로 한 번 들어가서 땅으로 내려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로 쭉~ 스크롤해서 오프닝의 합주 장면을 보면 그냥 바디에 연결되어 있는데 다른 방식이죠. 엔딩처럼 해 놓으면 케이블을 발로 밟아도 바디에서 바로 뽑히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헉헉 포스팅하는데 2시간 반이 걸리다니 orz
2화도 방영되었으니 2화도 곧 감상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때까지 다들 크로매틱 열심히 하세요
...
잘못된 내용 혹은 지적사항 있으면 주저없이 리플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