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도 안 자고 이런 글 쓰고 있는 건 그만큼 내가 이 노래에 푹 빠져있다는 거겠지. 어제 오늘 하루 종일 이 노래만 들었다. Coldplay 노래에서 피아노는 참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1집의 Trouble이 그랬고 2집에선 Clocks, 3집에선 바로 이 노래로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준다. 라이브에서는 피아노 앞에 앉아 피아노를 치면서 목을 옆으로 꺾고 하늘을 쳐다 보면서 노래를 부르는 크리스 마틴 특유의 퍼포먼스도 감상할 수 있다. 피아노 치는 손 또한 카메라를 의식했는지 이상한 글씨들을 쓰고 나오는데 뭔지는 잘 모르겠고.
이 노래는 환상적이다. 별 연관없는 문장들의 나열처럼 보이는(사실 그렇지는 않지만) 가사는 무슨 뜻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겠지만.
All that noise and all that sound
All those places I got found
And birds go flying at the speed of sound
To show you how it all began
Birds came flying from the underground
If you could see it then you'd understand
보통 노래의 후렴이 좋다고 할 때는 후렴 그 특유의 느낌 하나로 밀고가는 게 보통인데 이 노래는 후렴 도입 부분에서 한 대 먹이고 굵은 부분의 느낌은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갈기는 그런 느낌이다. 난 저 부분을 들을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_-
지금 잘 들어보니 드럼이 탐+스네어로 단순히 두드리다 하이햇 비트 넣으면서 분위기를 바꾸고 있고 베이스도 빈듯한 소리에서 재즈 베이스 특유의 꽉 찬 소리로 바뀌고 기타 리프도 좀 더 멜로디가 강화되고 뭐 그렇네
기타 멜로디는 단순한데 조니 벅랜드가 톤을 잘 만들어내서 소리를 꽉 채워주고 있고... 원래 취향이 펑크였다는 가이 베리먼의 기름기 다 뺀 톤으로 피킹질하는 소리도 참 맘에 든다. 이 베이스 톤은 Coldplay 노래 전반에 걸쳐서 흔히 들을 수 있는데 이게 의외로 이런 소프트한 노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잘 어울리는 게 놀랍다.
몰랐는데 이 노래가 3집의 첫 싱글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1, 2, 3집 참 다 괜찮았는데 최근의 4집은 어째 Life in Technicolor 빼고 그다지 맘에 드는 곡이 없다는 게 좀 아쉽다. Life in Technicolor II가 나왔던데 그것도 크리스 마틴이 노래 부르는 부분은 후렴 빼고는 분위기가 좀 이질적이어서 좀 그랬는데.
뭐 어쨌든 이 노래는 죽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