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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말이지
단상 | 11/02/12 19:32

요즘 서울 시내엔 이런 게 많이 붙어 있다. 버스 정류장은 물론이고 인도의 가건물, 심지어 버스에도 붙어 있다. 대상은 직장인뿐만 아니라 소방공무원, 음식점 아주머니, 환경미화원, 버스 운전기사 등등 매우 다양하다.

이들이 나라의 주인이고 자랑스러운 것은 따로 말할 나위가 없다. 이 구차한 생색은 대체 무어란 말인가. 해마다 보도 블럭을 갈아엎고 있던 곳에 살던 때는 그 공사판을 볼 때마다 '이게 무슨 헛짓거리인가' 싶었는데, 저걸 보니 차라리 보도 블럭을 가는 게 더 낫지 않나 싶다.

예전에 트위터에도 짧게 언급한 적이 있는데, G20 기간 동안 국민들이 겪었던 불편은 중고등학교에 장학사가 올 때가 되면 학생들의 두발이나 복장같은 외관에 대한 단속이 한층 강화되고 보충 수업 시간을 빼먹어가면서까지 온 학교의 먼지를 없애고 광을 내야 했던 것과 똑같았다. 쓰레기 배출을 자제하라느니 츄리닝에 슬리퍼 차림으로 나오지 말라느니 하던 것이 어찌 그리 똑 닮았는지.

그렇게 한바탕 폭풍이 물러가면 월요일 아침 조회 시간엔 꼭 한마디가 나왔다.
"여러분 덕분에 문제없이, 무사히 장학지도 프로그램을 마쳤습니다."
교장이 학생들에게 한마디 하는 거야 고작 몇 초에 지나지 않는 립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못 들어줄 것도 없지만 도시 곳곳에 돈을 들여가며 저런 걸 붙이고 있는 건 정말 좀 아니다. 그 돈으로 다른 걸 하는 게 낫지 않느냔 말이다.

당신들의 비루한 국격의 수준은 고작 그 정도였던 것이다.
이 볼썽사나운 아침 조회가 빨리 끝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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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kh 11/02/12 20:23 R X
나도 오늘 신촌 거리에서 이 표창장이라는 물건 처음 봤다......................................... 아악 세금 아까워 orz
bassist. 11/02/17 01:04 X
서울 방방곡곡에 다 붙어 있는 듯...
히이라 11/02/12 23:48 R X
심지어 '치뤄' 라는 비표준어가 들어가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assist. 11/02/17 01:04 X
ㅋㅋㅋㅋ 그러게요
Dep 11/02/14 21:21 R X
그나마 직장도 없는 사람들은 저런 표창장도 못 받네 ㅋㅋㅋ
bassist. 11/02/17 01:05 X
사실 받아봐야 아무 소용 없긴 하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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