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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에 같이 집에 가자는 단짝 친구 노도카. 하지만 유이는 부활동이 있다면서
매몰차게 거절 미안하다고 합니다. 사실은 츠무기가 가져올 맛있는 과자 생각으로 가득찬 것 뿐이지만...
오오 뭔가 보여줄 것만 같은 유이의 표정!
(하지만 이제부터 오프닝이 나올 뿐이지)
'부끄러워서 베이스를 시작했다'고 하는 미오. 기타는 밴드의 중심같고 시선이 주목되는 것만을 생각해도 위 그림처럼 펑~ 하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게 되는군요. 츠무기는 아주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콩쿨에서 수상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리츠는 '드럼이 멋있어 보여서'. 유이는 '악기에서도 성격 나오는구나'라고 짧게 한마디 하는데 정말로 그런 면이 없지 않죠.
뭐 저야 예전에
이 포스팅에서 한 번 언급을 한 적이 있었지만 기타 소리를 베이스로 잘못 알고 베이스를 시작했습니다 ㅋㅋㅋ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는 가위바위보에서 져서 베이스를 치게 됐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죠. 그 이후로는 베이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본인이 언급한 적도 있었습니다. 잠깐 딴 이야기지만 비틀즈의 베이스가 죽여주는 노래로는 Taxman이 있죠.
물론 위 노래는 조지 해리슨이 쓴 거지만 메인 베이스 라인은 진짜 짱입니다. 간단하고 짧지만 매우 리드미컬하고 훅이 느껴지죠.
자 다시 하던 이야기를 하자면... 이렇게 악기를 시작하거나 밴드에서 역할을 맡게 되는 건 참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노래에서 들리는 그 악기가 좋아서, 아니면 그냥 단순히 멋있어서, 피아노처럼 어릴적부터 쳐왔기 때문에... 등등.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도 악기를 다루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처음의 계기를 떠올려 보시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본격 다과 애니메이션 케이온의 한 장면. 누군가 여기에 나오는 먹을 것들과 접시/다기 세트만 해도 돈이 장난이 아닐 거라던데 이 쪽으로는 별로 아는 게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참 맛나게 생겼네요. 이런 걸 매일 먹으면 살이 찔텐데...
미오가 '유... 유이'라고 수줍게 부르는 장면과 유이가 리츠에게 "드럼을 시작한 이유가 뭐야?"라고 물어보면서 얼굴을 가까이 하는 장면입니다.
아... 딴 게 아니고 참 귀엽게 잘 그려놨다 싶어서...
네, 저 덕후 맞습니다 ㅋㅋㅋ
요즘 보면 미오 팬들이 많으신 것 같던데 뭐 여기 나오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다 귀엽군요. 여고생이라서 그런가...
쓸만한 기타는 5만엔 정도 한다는 미오의 이야기를 듣고 집에 와서 저금통을 다 열어보지만 이걸론 역부족임을 느끼고 한숨을 쉬는 유이. 동생인 우이가 방에 왔길래 "혹시 돈 있으면 좀 빌려줄래?"라고 해도... 동생한테도 저런 큰 돈이 있을 리가 없죠. 하지만 부모님께 잘 말씀드려보는 게 어떠냐면서 같이 옆에서 거들어주겠다고 합니다. 척봐도 언니보다 어른스러운 동생입니다. 우이의 이런 점은 3화에서 잘 나오죠. 그나저나 저 해맑은 웃음이라니... 요즘 중3이면 알 거 다 알고 세상에 찌들어버리는 게 보통이 아닌가요?
...
결국 부모님께 5만엔을 받아서(오오 훌륭한 부모님...) 친구들과 만나게 됩니다. 만났으면 놀아야죠? 옷이랑 인형도 구경하고 시식코너에서 공짜로 맛난 것도 먹고 UFO catcher로 인형뽑기도 하고... 이렇게 노는 걸 보고 있으니 제가 고등학교 때 놀던 거랑은 너무 다르네요. 시커먼 남자들끼리 노래방에 가서 3~4시간씩 메탈/펑크/브리티시락을 불러제끼고 대충 뭔가 때우고 집에 가던 패턴과는 너무도 다릅니다. 다들 고등학교 때 어떻게 노셨는지... ㅋㅋ
여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존하는 가게를 등장시킨 겁니다. 홈페이지는 이쪽:
http://sanjo.jeugia.co.jp/stage/
우리 나라 악기점에도 저렇게 벽에 악기를 걸어두고 있기는 하지만 규모면에서 많이 차이가 나죠. 게다가 비싼 악기는 보통 저렇게 걸어두지 않습니다. 뭐 좀 쳐 보고 싶어서 가서 "이 악기 있나요?"하고 물어보면 창고에서 주섬주섬 꺼내오는데다 비싼 악기면 애초에 손에 건네주지 않으려고 하는 게 대부분이죠. 요즘은 사정이 좀 좋아진 것 같긴 하지만 음반 시장이나 악기 가게나 규모 면에서는 일본이 참 부럽습니다.
잠시 등장하는
Gibson EDS-1275. 스샷에서 볼 수 있듯이 넥이 두 개가 달리고 바디는 SG처럼 생긴 기타입니다. 유이는 이걸 보고 '팔이 네 개인 사람이 치는 건가'라는 엉뚱한 상상을 하지만 사실은 그런 게 아니죠 ㅋㅋ
음... 지금 생각해 보니 노란색인 걸 보면 정식 Gibson이 아닌 것도 같습니다. 아래 내용을 보면 말이죠.
In addition to the Heritage Cherry finish (of Jimmy Page's 1275), this guitar was also made in alpine white (with gold hardware), tobacco burst (in the early 1970s), and ebony (with chrome or gold hardware).
Gibson stopped making this guitar some time in the 1980s and didn't start making them again until the early 1990s, at which time they started marking the serial numbers on the back of the 6-string headstock instead of the twelve-string headstock.
The EDS-1275 is now only available in cherry or alpine white through the Gibson Custom Shop and is no longer a regular production model.
뭐 그건 그렇고, 이 기타는 1화에서도 언급된 Jimmy Page 때문에 유명해졌다고 하는군요. 잘 보면 위의 넥에 헤드머신 페그가 12개 달려 있는데, 6현 기타와 똑같지만 한 번에 두 줄을 쳐서 찰랑거리는 코러스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지미 페이지의 연주를 들어보진 않았지만 Guns N' Roses의 Tokyo 라이브에서 Knockin' on Heaven's Door에서 Slash가 이 기타로 굉장히 미려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솔로는 아래에 달려 있는 넥으로 연주하던데 레스폴 못지않은 굵은 톤으로 듣는 이를 압도시켜버립니다.
찰랑거리는 코드 스트로크는 대략 5:05에서 나옵니다. 이전의 휘몰아치는 솔로와 비교해 보면 이게 같은 기타가 맞나 싶은 소리네요. 사실 이 라이브는 노래 전에 나오는 슬래시의 멜로딕 솔로와 더프의 베이스가 간지인데... 관심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시거나 제게 말씀하시면 라이브 보내드립니다(화질은 구려요).
기타는 어떤 걸 고르면 좋을지 미오가 열심히 설명해 줍니다. 음색도 중요하지만 여자는 연주하기 편하게 넥이 얇은 게 좋다... 고까지 이야기해도 유이는 듣지 않죠 ㅋㅋ 문제의 그 기타가 왼쪽 아래에 보이기도 합니다.
기타를 고를 때는 미오가 말한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많은 분들은 '뽀대'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실 휴대용 전자기기나 노트북같은 거 고를 때도 이쁜 거 사는 분들 많잖아요. 저는 음색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일단 악기는 소리죠. 뽀대도 나면 좋지만... 그리고 옛날 기타들이 보통 넥이 굵은 게 많습니다. Gibson도 1950년대까지는 넥이 굵었는데 1960년대부터 넥이 좀 얇아졌습니다. 이건 Fender도 거의 마찬가지군요. 요즘 나오는 기타들은 연주자의 편의를 위해서 넥이 얇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메탈같이 빠른 속주에 어울리는 슈퍼 스트랫 계열이 그렇죠. 두껍고 얇은 넥은 보통 취향이지만 저같은 경우는 넥의 진동이 손에 묵직하게 잡히는쪽이 좋더군요.
네, 드디어 나왔습니다 ㅋㅋ 1화에서 나왔지만 귀엽고 예쁜 거 좋아하는 유이는 아무래도 이 기타가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이런 걸 한눈에 반했다고 하죠.
하지만 이 가격은 장난이 아니죠. 무려 예산의 다섯배입니다 ㅋㅋ 고등학생에게 5만엔도 큰 돈이건만...
며칠 전에 언급했지만 Gibson이라고 써져 있어야 할 자리에 Fender라고 써져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자주 나오는 패턴같은 건 preset이 있고 그걸 그림에 가져다가 붙이는 모양이군요. 작업을 조립식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어렴풋이 추측해봅니다.
사실 전 이 장면에서 BECK이 떠올랐습니다.
ㅋㅋㅋ 혹시 여러분도 이런 적 있으신지? 굳이 악기가 아니더라도 '이 ㅁㅁ... 날 부르고 있는 것 같아!'라는 느낌이 들어서 살 수밖에 없었다든지요.
미오와 리츠는 있나보군요. 자기들도 그런 적이 있었다면서 예전 이야기를 해줍니다. 역시 가지고 싶은 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져야죠, 안 그러면 병납니다 ㅋㅋ 결국 이들은 유이에게 악기를 사주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무슨 아르바이트냐 하면 교통량 조사입니다. 차량이 하나 지나갈 때마다 기계를 사용해서 카운트를 올리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서 츠무기의 모자가 날아가려고 하고... 이 모습을 본 주인공 유이는 '오오 부잣집 아가씨같은 느낌!'이라면서 좋아합니다. 볼 발그레해진 거 보세요 ㅋㅋ 남자로 태어났으면 변태로 찍혀도 할말없군요(...)
잡지에 응모하는 리츠. Gibson Les Paul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기계로 4비트/8비트를 두다다다 누르는 리츠 ㅋㅋ
알바를 해서 얼마의 돈을 모으지만 유이는 역시 안되겠다 싶었는지 친구들에게 돈을 나눠줍니다. 네 사실 좀 그렇죠(...) 그리고 자신에게 있는 돈을 이용해서 악기를 사겠다고 하고 다시 악기점으로 갑니다.
하지만 역시나 한 번 마음에 든 기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갖고 싶은 건 가져야 됩니다. 안 그러면 병납니다. 이런 건 거의 상사병이죠 네...
이런 유이의 모습을 본 츠무기가 샤바샤바해서 유이는 기타를 가지게 됩니다. 이 부분이 참 황당했지만 재밌죠.
기타를 산 유이는 정말 좋아합니다. 네 저도 기타랑 베이스 사니까 진짜 좋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스트랩이랑 스탠드도 있네요. 이것도 다 돈인데 악기점에서 덤으로 끼워준 모양입니다.
뭐 아무리 기타가 좋다고 해도 이렇게 안고 자진 맙시다. 자칫하다 악기 상할지도 모르니까요. 침대에서 떨어져서 어디가 부서지거나 침이 넥에 묻어서 프렛과 지판이 상하면 진짜 맘상해버리겠죠. 그림 보면 오른쪽 팔꿈치가 픽업 셀렉터에 거의 닿아 있는데 저러다 저거 부러지면...
학교로 기타를 가져간 유이. 모양새가 난다고 다들 좋아합니다. 그리고 어떤 멜로디를 연주하는데 다들 별로라고 실망합니다. 음... 이 부분은 사실 좀 그런게, 애니메이션에서 들리는 연주는 굉장히 깔끔합니다.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음이긴 하지만 기타 연주에 굉장히 익숙한 사람이 쳤다는 느낌이 바로 들더라고요. 그런데 실망하는 모습들이라니 이건 좀 ㅋㅋ
잔인하게 스티커를 벗겨버리는 리츠입니다. 음... 보통 새 레스폴에는 저렇게 픽가드를 비롯해서 바디 뒤쪽의 플라스틱 덮개(전자 파츠가 있는 부분)에 비닐을 씌워 놓습니다. 리츠는 이걸 그냥 벗겨버리는군요. 택배 오면 뾱뾱이 다 터뜨릴 성격인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거 참 안 벗겨 놓고 놔두는 성격이긴 한데 이런 사람 보면 한 대 쥐어박고 싶죠 ㅋㅋ
엄청 상심하긴 했지만 과자 먹고 바로 기분 Up!(...) 그리고 "역시 악기는 연주하지 않는 쪽이 불쌍하지?"라면서 열심히 연주하기로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악기를 잘 보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히 자주 연주해 주는 거죠. 모든 물건은 제 역할을 할 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연주 후에는 지판과 넥 뒷면 등등을 잘 닦아줘야겠지만요.
그러나 유이처럼 과자 먹은 손으로 바로 연주하는 건 매우 안 좋습니다.
절로 '아...' 할 수밖에 없었던 장면입니다. 출력이 큰 앰프에 악기를 연결하고 커다란, 온 몸이 울리는 그 소리를 처음으로 내어보았던 그 때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완전 짱이죠 ㅋㅋ
목표는 무도관 라이브! 그것도 졸업 전까지!
리츠의 말도 안 되는 목표에 다들 혀를 내두르지만, 이 말도 안 되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이것도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Triptych과 1/3の纯情な感情(바람의 검심 삽입곡)로 유명한 일본의 Siam Shade는 멋지게 무도관 라이브 해 보는 게 밴드의 목표였다고 합니다. 목적을 달성한 밴드는 멋지게 해체해버렸습니다. 2007년에 재결합하긴 했다고 하지만 세상을 떠난 전 매니저를 위한 한 번의 이벤트성이라고 하더군요.
케이블을 뽑으려는 유이에게 미오는 소리쳐 보지만 이미 뽑혀버린 후입니다. 애니메이션처럼 이렇게 앰프에서 광풍이 몰아치거나 하진 않지만 "퍽"하는 소리가 나는 게 일반적입니다(접지가 잘 된 장비는 괜찮을 때도 있습니다). 중간에 케이블을 뺄 일이 있다면 반드시 볼륨이나 게인(gain)을 줄이거나 standby 버튼을 off로 해서 빼도록 합시다. 아무래도 전자장비다 보니 갑작스레 전압이 변한다거나 하면 여러모로 장비에 무리가 가겠죠. 그리고 진공관 앰프들은 전원을 꺼도 바로 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계속 기타나 베이스를 쳐서 소리가 완전히 없어졌는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뭐 사실 그 전에 그냥 볼륨이나 게인 줄이면 되는 문제긴 하지만요 ㅋㅋ
유이도 기타를 샀고, 간단한 연주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격 밴드 만화답게 연주하는 모습이 앞으로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오늘 포스팅에는 대략 3시간 3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