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으니 아직 하루히를 보지 못한 분들께서는 안 보시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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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12화에는 하루히와 유키가 밴드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지만 그 디테일에 감동했다고 한다. 나 또한 그랬다. 어느 누가 애니메이션에서 이 정도 퀄리티로 이런 자세한 표현을 할 생각을 했을까 ? 보아하니 미리 연주 장면을 사진이든 비디오든 간에 찍어서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것 같던데 하루히가 부르는 노래와 입의 모양이 일치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각각 연주하는 음이 손가락의 위치와도 맞게 되어 있다. 어느 누가 이런 걸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유키의 기타 속주
어제 우연히 만화 '오디션'을 보게 되었다. 천계영 씨가 그려서 상도 받았다는 걸로 알고 있다. 이 만화 재밌다. 중간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뜻 :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내가 하루히 12화를 보며 감동한 것은 단순히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나 교토 애니메이션의 능력이 아니었다. 한 두번 본 것만으로도 나는 그 장면에 급속히 빠져 들었으며 대충 수십번은 본 것 같다. 대체 무엇 때문에 ? 밴드를 해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위에서 연주하고 있을 때 보는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밴드를 비롯해서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애니메이션에 굉장히 잘 나타나 있었다. 노래 중간에 전체적인 조성이 올라가면서 분위기가 고조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때 관중들이 더욱 열광하는 것도 잘 표현되어 있고...
스위스에게 축구를 지고 왠지 침울해 있는데 하루히를 보며 '아 공연하고 싶다' 라는 생각만 하다가 사람들이랑 합주하고 너무 잘 놀았다. '라디오 스타일' 하면서 방방 뛰고 생지랄을 했던 것 같은데 -_- ;
이미 즐기는 법을 알아버렸으니 그만두지 못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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