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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기 | 06/07/05 23:35
회사 근처에 김밥천국이 생겼는데 이벤트 언니들이 와서 춤 추고 있었다. 다른 업종이라면 모르겠는데 김밥천국 개업했다고 그런 행사를 하는 걸 보니 어색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시원해 보이긴 하더라.

생각해 보면 입사한지 반 년이 지났다(뭐 편입된지는 한 달도 안 됐지만). 처음 면접을 보러 회사로 갔을 때 오목교 역에서 회사까지 가는 길이 너무 어려워서 헤맸던 기억도 난다. 아마 그 때 면접 시간에 20분 정도 늦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 기나긴 출근길도 익숙해졌다. 매일 아침마다 사는 던킨 도너츠도 익숙하고 현대백화점을 나오면 있는 횡단보도에서 사람들이 신호위반하는 것을 보는 것도 일상이고 말 안 듣고 멍청한 건물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 또한 익숙하다. 회사 옆에 붙어 있는 백화점의 존재도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고 점심을 먹고 하나로마트에 50% 할인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는 것도 너무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회사'라는 것에 다니기 시작한지도 1년 정도 되었다. 작년 7월 N(e)모사에서 폰 게임 만든다고 알바를 했는데 방학 모두를 바치고 학교를 9월 한 달 다니다가 다시 연말까지 알바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슨 시간이 그리 오래 걸렸는지... 점심 식대가 나왔고 점심을 정하지 않아도 좋았기 때문에(사장님이 알아서 갔으니까 !) 근무 조건은 지금보다 좀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비록 컴퓨터가 좀 안 좋고 책상이 좁았던 것만 빼면. 아, 물론 수당도...

따지고 보면 학교를 떠나 있는지 1년 정도 된 셈인데(중간에 한 달 학교를 다닌 건 별로 다닌 것 같지도 않고) 지금은 집세와 생활비를 내가 부담하고 있는 처지가 되었다. 회사와 집에서 계속 irc에 들어가 있는 것도 매일 저녁 '저녁을 누구와 어떻게 먹을까'하는 것도 '오늘은 누구를 만날까'하는 것도 아마 외로워서 그런 게 아닐지.

는 것은 가끔 지르는 이것저것들과 개발의 잡스킬(이라 부르기도 민망한)과 개발살이요 잃은 것은 청춘이니라.

사실 청춘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게 생각하면 또 다를 수 있겠지만.
좀 더 대인배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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