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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일기 | 08/11/13 01:00
수능을 본지 6년이 넘었다. 6년 동안 학교보다 회사 생활을 더 오래했다. 아 벌써 그 정도 시간이 흘렀구나... 회사 생활을 3년 넘게 하면서(반년은 알바였지만) 얻은 교훈이 있다면 '할 일을 미루지 말자'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할 일을 미루다 좋은 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잘 해봐야 본전이고 언제나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또 다른 문제나 일이 생기게 된다. 그러면 언제나 드는 생각은 한가지, '아 좀 일찍 할 걸...'

난 지금까지 살면서 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저런 고생도 해 봤지만(아 몇 살이라고 팀 사람들이 이거 보면 가소로울 거야 oTL) 지금 나는 뭐 그럭저럭 잘 살고 있었으니까. 이게 운이 좋은 건지, 문제가 생겨도 잘 잊어버리는 편이라 쉽게쉽게 사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사람들은 어떤 문제에 발등 크게 찍히면 그걸 계기로 변하거나 버릇을 고치거나 한다는데, 나는 저 일 미루는 나쁜 버릇을 아직까지 고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미뤄서 낭패(까지는 아닐지라도)를 본 일이 상당히 많았다. 병원도 좀 일찍 가봤으면 일 바쁠 때 급하게 병원 가지도 않았을 거고, 하던 일 미리미리 좀 끝내놨으면 입소 전날 야근하지도 않았을 거다(물론 1시간 정도긴 했지만). 게다가 다른 사람이 미루다 급하게 내가 처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건 정말이지 후... 잘 생각해 보면 나도 이러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나는 결코 특출나게 뛰어난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노력을 하든지 성실하게 살든지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러지 않은 걸 보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건지, 아니 생각이 있기나 한 건지...

내일(자정이 지났으니 오늘) 입소하는데, 그 동안 어떤 교훈을 얻어서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건 지나친 욕심인가? 하긴 몸만 성히 나올 수 있으면 가장 좋지 않을런지... 사실 나오면 밀린 웹툰은 언제 보고 RSS 리더도 언제 보나, 회사 메일이 1000건은 넘게 쌓일텐데 그건 또 언제보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뭐 벌써 그런 걱정하는 게 쓸데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만큼 심심해서 그렇지만...


평소보다 1시간 늦게 퇴근해서 회사 앞 블루클럽-_-으로 갔는데 영업이 9시까지인 걸 보고 안도했다.

"훈련소 가니까 3미리로 밀어주세요."
"3미리면 완전 스님인데요? 보통 15미리로 많이들 깎으시던데... 6미리로 해드릴까요?"
"네 그럼 그렇게 해 주세요."

기억이 맞다면 그 옛날 후생관 이발소 언니는 옆부터 밀던데 이 아저씨는 머리 중간으로 고속도로를 내버리는 게 아닌가. 웃겨 죽는 줄 알았는데 공사 중(낄낄)이라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고... 지금 생각해 보면 어차피 다 밀어버리는 거 그냥 킬킬대면서 웃을 걸 그랬나? 앞쪽을 다 밀었는데 거울을 보니 아래 그림이 떠올랐다. 내 머리가 꽤 길었다는 걸 생각해 보시라.


아 진짜 웃겨 죽는 줄... 예전에도 그랬지만 머리 밀 때는 뭐가 그리 웃긴지 모르겠다.

다 밀고 머리 감으려 일어서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목에 수건을 두르고 '4주' '훈련소' '15미리'라는 단어를 읊조리는 것을 보았다.
......

아 그냥 진짜 빡빡 밀걸 그랬나... 그러고 검은 롱코트 입으면 완전 빌리 코건인데.

나중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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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ing 08/11/13 02:01 R X
드디어 가는군 낄낄낄
잘 다녀와.
하필 씻지도 못하는 겨울에가서 고생좀 하겠구만ㅋㅋㅋ
bassist. 08/12/12 23:45 X
그래도 주요 훈련 하는 날에는 다 샤워했다 ㅋ
erniea 08/11/13 03:03 R X
검은 롱코트 입은 황가두가 아니구요?
bassist. 08/12/12 23:45 X
사실 뭐든 상관없는 것이지
lapiz 08/11/13 09:13 R X
잘 다녀와랏~
bassist. 08/12/12 23:45 X
잘 다녀왔습니다 ㅋ
rakhazel 08/11/13 09:19 R X
잘 다녀오세요 ;ㅁ;/
bassist. 08/12/12 23:45 X
잘 다녀왔소
이제 너도 가야만 한다
...
정길 08/11/13 10:11 R X
잘 다녀오시게 ~_~
bassist. 08/12/12 23:46 X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누리군 08/11/13 11:40 R X
댕겨와 ㅋㅋ
bassist. 08/12/12 23:46 X
내가 와따
신타카 08/11/13 13:01 R X
건강하게 다녀오세요 ~

bassist. 08/12/12 23:46 X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지 ㅋ
Mysin 08/11/13 13:55 R X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다치지 마시고, 잘 씻지 않는 겨울이지만
비누는 조심해주세요!

.... 정말 잘 다녀오세요!!
bassist. 08/12/12 23:46 X
그리하여 저는 비누를 뜯지도 않고 왔지요
...
08/11/13 21:55 R X
개구리바지 잘 입고 와라!!
bassist. 08/12/12 23:46 X
A급 개구리 바지는 감동이더군
lazyboy 08/11/14 00:12 R X
금일의 점호복장은 동내의입니다.

bassist. 08/12/12 23:47 X
지금쯤이면 전투화를 신고 집합 대기를 할 시간이죠
Ntopia 08/11/16 10:16 R X
빌리코건 [...]

그나저나
잘 다녀오세요~~ >_</
bassist. 08/12/12 23:47 X
잘 다녀왔다~
너는 성공적으로 과밤에 출연했더구나. 부러운 녀석(...)
Mysin 08/12/08 11:52 R X
곧 오시겠군요 =_=

bassist. 08/12/12 23:47 X
왔습니다.
좀 삽질이 있었지만..;
와와 08/12/08 20:59 R X
헛 어느새 훈련소구나. 요즘 머 훈련별이라지만 그래도 여기랑은 다르지. 나름 좋은 경험이 되었음 좋겠다.

난 요즘 여태 내가 인생을 너무 막 살았다는 것을 느꼈지만 습관이란게 참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느낀 나야
bassist. 08/12/12 23:48 X
요즘 훈련소 좋더라... 참 좋은 경험 하고 왔다고 생각하고 있음.
형이 쓴 두 번째 단락의 내용은 나도 참... 그래서 걱정임(...)
가희님 08/12/11 02:22 R X
오늘 돌아온다!
bassist. 08/12/12 23:48 X
어제 왔다!
rakhazel 08/12/12 09:24 R X
왕의 귀환!!
bassist. 08/12/12 23:48 X
거지왕의 귀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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