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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책임
단상 | 10/10/27 12:19
입밖으로 꺼낸 말을 전부 지키고 살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어떤 이들은 매우 쉽고 가볍게, 마치 별 것 아닌 것처럼 미래의 일을 말하곤 한다.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만큼은 실없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가벼운 사람이 되는 것도 싫고 내가 한 말에 대해서 일말의 기대나 희망을 가지게끔 했다면 그 책임을 저버릴 수도 없다. 늘어 놓고 책임지지 못한 말들은 자신을 옭아매는 짐이 되기에 결국 쉽게 꺼낼 수 있는 말이란 그리 많지 않다. 가벼운 인사 치레 앞에서는 침묵할 수밖에 없다.

학기가 끝나면, 양꼬치를 같이 먹자고 내가 먼저 말을 꺼냈던 친구가 결혼하기 전에 칭따오를 걸칠 것이며 장학금을 타면 밥을 사기로 했던 친구를 만나 안부를 물을 것이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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