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이라고는 했지만 이 책을 산 건 아마도 2001년? 2002년?
이 만화를 한 마디로 규정해버리는 결말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주인공들이 어떤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왜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지 살펴 보는 재미가 참 좋다. 몇몇 대사에서는 숨이 턱턱 막히면서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이런 게 정말 성인만화가 아닌가 싶었다. 물론 19세 미만 구독불가라는 빨간 딱지답게 성행위 장면이 자주 나오긴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타인과의 많은 교류를 가지며 복잡한 관계에 고민도 많이 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었겠지. 몇 년 전에 이 만화를 몇 번이나 읽고서도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이해할 수 없었던 그 당시의 내가 마치 장님처럼 느껴졌다.
필명이긴 하지만 니노미야 히카루라는 이 작가 또한 여자였다. 다분히 남성적인 시각에서 만들어진 작품보다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거나 공감을 할 수 없었던 행동이나 전혀 생각도 못했던 관점들의 부연 설명을 듣는 매력이 있다는 점에서 여성 작가의 작품은 재미가 있다. 이 또한 남자의 마초적인 본성에서 오는 재미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