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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09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영화 | 12/07/09 11:21


다른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만화로도 영화로도 한 번도 보지 않았고 보았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른 채로 보는 걸 좋아하니까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전작과 원작과의 비교'같은 건 전혀 할 수 없지만.

3D 영화를 본 건 오랜만인데, 보통 3D 효과를 듬성듬성 느낄 수 있는 다른 영화들과 달리 액션 영화답게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3D의 박력을 체험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이 영화는 주인공 스파이더맨이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액션의 느낌을 줄 수가 있지 않은가! 빠르게 이동할 때 1인칭 시점을 보여주는데, 아주 시원한 속도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롤러코스터보다 빨라서 그냥 빨리감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아, 내가 눈이 좀 더 좋았더라면 좀 더 잘 보였을 수도 있겠지만 - 다른 보신 분들은 어떠셨을런지). 3D 안경을 오래 쓰고 있었는데 안경 위에 써도 꽤 편했고 오래 쓰고 있었던 것 치고는 그렇게 눈이 피로하지 않았다. 안경이 옛날보다 좋아진 건지(기... 기념으로 들고 나왔어요).

이야기 자체는 평범하다. 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등장하는 클리셰들이 공식에 대입된 것처럼 박혀 있는데 그 부분은 아쉬울 수도 있다.

아래는 스포일러 관련인데 저게 더 긴 이유는 사실 얘기를 하려면 뭐라도 영화 얘기를 안 하면 하기가 힘드니까. 드래그하면 나옴.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인공의 적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지가 않다. 처음엔 작은 범죄자들(사실 더 처음엔 플래시...), 그리고 뉴욕 경찰들에게 쫓기다가 리자드맨이 상대가 된다. 최종 적이 리자드맨인데 그렇게까지 '적수'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초반부터 주인공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혈청을 주입하고 리자드맨이 되기 때문에 다크나이트로 치자면 조커라기보다는 하비 덴트인 셈. 하비 덴트는 '사건' 이후로 한순간에 변해버린 모습이 투페이스를 통해서 아주 잘 나타났지만(병원 침대에 누워 얼굴을 돌리는 씬은 아직도 생생하다) 리자드맨은 그런 점이 잘 부각이 되지는 않았다. 박사에게 있어서는 일생을 바쳐 온 연구가 물거품이 되게 생겼겠지만 그런 류의 절망감이 관객들에게 와닿을 수 있는가 하면 글쎄, 싶다. 또한 하비 덴트처럼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어버린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안에 누그러져 있던 박사의 욕망이 리자드맨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인데(막 그 자아랑 대화도 함... 돋음...) 그런 면이 어필도 잘 안 됐다. 왜냐하면 그 흔한 과학자 캐릭터들의 '인간 업그레이드' 욕구이기 때문.

뻔한 소재들을 가지고도 보여주는 방식이나 주요 사건들에서 부각을 시켜 잘 풀어나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이런 점에서 영화가 평이하게 느껴졌다. 중요한 부분들이 의외로 얼렁뚱땅 넘어가고 너무 우연적인 사건들이 많아서 그런 부분은 좀 아쉬웠다. 이야기를 진행시키려면 반드시 있어야 할 사건이 너무 우연히 일어난다든가 쉽게 풀린다든가... 사실 이건 원작을 보지 않아서 내가 얘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인지 잘 모르겠다.

크레인 기사들이 힘을 합쳐 다리 놔주는 건 진짜 억지성 감동인데 솔직히 나 이런 거 좋아함. 유기농 계란 사 왔던 것도... 유치뽕짝 클리셰여 영원하라!

군데군데 있던 개그들이 웃김.
1. 스파이더맨 복장으로 학교 가방 메고 폼잡고 있던 컷
2. 하수구 통로에 거미줄 치고 기다리면서 폰 게임하던 것
3. 리자드맨 나왔다는 걸 알리니까(공룡은 아니지만 어쩌구... 하면서) 여기가 도쿄냐고 물음(고질라 얘기인듯)
4. 그웬과 통화 중에 그웬이 타워를 떠나지 않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으니까 "You mother, hoover..." 하면서 욕할 뻔한 것(자막은 '이런, 미치고 팔짝 뛰겠네!' 라고 나왔는데 나름대로 좋았음)

플래시를 농구공으로 약올리는 장면. 피터가 플래시에게 가하는 폭력(나중에 삼촌이 humiliation이라고 함 - '굴욕감' 또한 폭력이 된다는 게 미국에서는 인정이 되나봄)이라기보다는 그냥 악당을 물리치는 식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게 참 보면 통쾌하면서도 그 통쾌한 감각이 영 찝찝하다. 물론 힘이 생긴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아주 적절한 데다 그 사건으로 능력과 책임에 대한 주제의식이 나오기 때문에 반드시 있어야 할 부분이겠지만 좀 더 다른 식으로 보여줘도 좋지 않았을까.


마이크로소프트에게 협찬을 받았는지 bing 검색을 사용하는 모습이 계속 나온다. 그리고 Sony Pictures Entertainment 라서 주인공이 쓰는 휴대폰도 소니 엑스페리아 미니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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