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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 08/11/10 18:41
4주 훈련 관계로 13일에 입소를 하게 되어 그 동안에 고양이를 맡아주실 분을 찾았는데, 다행히도 과 선배님께서 맡아주신다고 하셔서 토요일에 맡기고 왔다. 집도 넓고 내 방보다 따뜻할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참 잘 봐주실 것 같아서 마음 놓고 돌아올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방을 쓸고 닦는데 무슨 털이 그리 많이 나오던지 원...

그런데 닦고 시간이 한참 지나도 방에 털이 안 날리니까 엄청 허전했다. 음료수를 마실 때 애들이 쏟을까봐 책장 바로 옆에 두지 않아도 되고 매번 들락날락할 때마다 현관으로 나갈까봐 조심스레 문을 열지 않아도 되고 이어폰 줄을 밖에 내놔도 끊어지도 않으며 이불에 오줌 쌀까봐 이불을 말고 자지 않아도 되고 일어나서도 오줌 쌌나하며 벌떡 일어나서 확인할 필요도 없고 세면대에 일 볼까봐 물채워놔도 되지 않지만 허전한 건 허전한 거다.

현관문 열고 들어와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는 느낌이 들어 장롱 위를 쳐다봤지만 양갱이 있을 리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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