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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기
일기 | 09/04/30 01:03
간만에 간 학교는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학생의 대부분은 나보다 어려보였고 2004년에 머리 밀 때 3500원 하던 후생관 이발비는 20% 인상된 4200원이었다.

리허설 때 점프를 좀 과하게 했더니 무대 블럭이 밀려서 바닥에 틈이 생겼는데 거기 발이 걸려 넘어졌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주춤하고 말았겠지만 악기를 들고 있어 두 손이 부자연스러웠던지라 오른쪽 무릎을 심하게 찧었다. 직후에는 별로 통증이 없어서 괜찮은 줄 알았는데 점점 통증이 심해졌다. 그리고 지금도 참 많이 아프다 ... 계단에선 절뚝거릴 정도다.

리허설 마치고 몇 팀 더 구경을 하다가 후생관에 가서 머리를 깎았는데 아주 조금이지만 길을 좀 둘러서 갔다. 왠지 예전에도 비슷하게 그렇게 갔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았는데... 뭐 그건 그렇고 가는 도중에 자하연을 봤는데 예전에 보던 그 자하연이 아니었다. 잘 꾸며놨던데 학생들이 앉아서 쉬고 있는 걸 보니 좋아보였다. 문화관 쪽도 벤치같은 걸 잘 만들어놔서 사람들이 앉아서 쉬고 있었다. 후생관 이발소가 원래 그 자리였는지 가물가물했다. 하긴 딱 5년전에 가 보고 그 후로 한 번도 못 가봤으니... 원피스가 있던데 읽어보니 재밌었다 ㅋㅋ 의외로 교수님들이 머리 깎으러 많이 오셔서 좀 놀랐다.

팀이 25개나 되다 보니 참 다양한 음악들을 듣고 다양한 스타일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다들 정말 잘하더라. 물론 아직 연주나 그런 게 미숙한 팀도 몇 있었지만 그건 그거대로 또 재밌었고. 그 중에 Flatshoes라는 팀이 있었는데 노래가 참 신선했다. 구성같은 건 frenzy랑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멜로디와 훅이 있어서 12분 동안 지루하지 않게 잘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자마이칸 로맨스에서 스카 리듬으로 연주해 줄 때는 무대 바로 앞에서 혼자 춤 추고 놀았는데 왠지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수군대는 느낌이... 아니 좀 신나는 노래 나오면 춤도 추고 그렇게 놀면 좀 좋아? ㅋㅋ 그리고 김도관과 김도관의 친구들... 이라는 팀은 srv와 지미 헨드릭스의 곡을 연주했는데 와 진짜 잘 하더라. 이 노래들을 이렇게 잘 하는 팀은 처음봤다(물론 시도조차 못하는 팀들이 더 많겠지만).

뒷풀이를 갈까 어쩔까 하다가 3시 30분까지 술집에서 놀았는데 다들 음악을 좋아하는지라 기타치고 북치고 쉐이커 흔들고 노래 부르면서 참 잘 놀았다. 술집에서 나와서 다른 사람들은 노래방에 가던데 으으 역시 학생들 놀긴 진짜 잘 놀아...


결국은 떨어졌지만 이래저래 좋은 경험이었다. 같이 한 메르헨 팀원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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