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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굴
일기 | 11/09/30 01:38
3일간의 서울대학교 축제 중 둘째 날에 열리는 '따이빙 굴비(줄여서 따굴)'는 저녁 때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학내의 밴드들이 줄줄이 나오는 행사이다. 신청하는 팀을 모두 무대에 세울 수 없기 때문에 여러 팀들에게 신청을 받은 후에 '미니 따이빙 굴비'라는 무대를 학생회관 라운지에서 연 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본 무대에 나갈 팀을 선발한다.

작년 과밤에 나갔던 멤버 그대로 같은 팀명 '남자는 잘 몰라요'로 나가기 위해서 더워지기 전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작년에는 신나는 노래 위주로 과 행사에 참여하기 위함이었지만 이번에는 내가 한창 듣고 있는 노래인 포스트락 위주의 노래로 나가기로 했다. 커버곡도 프렌지의 곡이고 멤버들과 같이 만든 노래도 일단은 포스트락을 염두에 두고 만든 곡이라서 듣는 사람들에게 생소한 면이 있고 '흥겹고 들썩거리는 축제'에는 맞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길고 길었던 이번 미니 따굴을 보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먼저 이번에는 오아시스나 뮤즈, 콜드플레이 등을 커버하는 밴드가 하나도 없었다는 게 특이했다. 그리고 예전같았으면 누군가는 메탈리카나 미스터빅같은 고전을 카피했을 법한데 이제 그 고전은 자미로콰이의 러브필로소피같은 곡으로 변했다는 점. 그리고 학내에서 '밴드 음악'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생각해 봤는데 이 점도 참 아쉽다. 짧게만 말하자면 연주적 측면에서는 아마추어리즘을 탈피하고자 무진 애를 쓴 흔적이 팀마다 느껴졌고 '뛰노는 들썩임'을 벗어난 밴드들이 거의 없었다는 게 아쉬웠다. 더 얘기하기에는 내가 소심해서 여기선 못하겠고, 나중에 따로.

자작곡을 한 팀 위주로 김학선씨가 평가를 했는데 최종 평가 평을 보니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우리는 따굴 본선에 나가게 되었다. ㅂㅂ은 그토록 염원하던 따굴이었고 ㄱㅈ와 나는 마지막 학기에 축제 본 무대에 나간다는 나름대로의 거창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고, ㅈㅇ이는 음 ... ㅈㅇ이는 잘 몰라요(?)

만들고 있는 곡이 아마 오늘 밤 중으로 완성될 것이다. 만드는 것 자체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이 들기도 하고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이 진행은 좀 지루하지 않나 이 멜로디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아 마디의 첫 음이 어색해 등등... 게다가 며칠 전 낮에 한 시간 정도 나눈 이야기에서 우리가 밴드를 하고 곡을 만드는 것, 무대에 올라가서 행하는 퍼포먼스와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하는 것들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봤는데 내가 지향하는 점과 실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모순되는 것도 많았고 여전히 정리가 안 된다.

텍스트적인 면을 최대한 배제한 무대를 지향하는 나는 '곡명도 멤버 소개도 하지 않는 무대가 좋겠어' 라고 생각하지만 멤버들은 또 그렇지 않다. 뛰노는 흥겨움은 몰입을 유발하지만 보컬이 없는 이 장르조차도 또 다른 몰입이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 '포스트락'이라고 딱지붙여진 음악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공통점들 - 노이즈, mathematical rhythm, 목소리 없음... 어디까지가 한계이고 이 작법들을 충실히 따라야하는지 새로운 것들을 접목 시켜야 하는지,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그것은 새로운 것인지 단순한 잡종 교배에 그치지 않는 것인지. 내가 추구하는 이 방식이 노출의 욕구에서 비롯된 과시욕의 비뚤어진 표출인지...

어찌됐건 우리는 10월 5일 오후 6시 30분에 잔디밭에서 지는 해와 함께 소리를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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