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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2 2009년의 후일담
일기 | 09/12/13 17:21
공연 포스터

공연 소식을 들은 건 공연에 나오지도 않는 시드로부터였다. "이채형이 공연한다는데 너 보러 올 거지?" 공연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공연은 보는 것보다 하는 게 재밌다'는 게 기정 사실이다. 하지만 보는 게 재미 없냐면 그런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난 당연히 가기로 했다. 오후에 느지막히 일어나 좀 빈둥거리다 집을 나섰는데 토요일 저녁의 교통체증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종로에 도착한 것이 7시 5분. 부리나케 을지로 입구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리디안에 도착한 것이 7시 23분. 다행히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거의 처음부터 볼 수가 있었다.


작년 공연 이후로 보는 반가운 얼굴들이 무대 위에 있었고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입구 쪽에 서 있었는데 가을 공연 이후로 지연이도 처음 봤고 단비도 1년만에 봤는데 그냥 참 반갑더라. 아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언젠가 이발관은 멤버와 포지션이 조금 바뀐 모습이었는데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난 이발관 노래들 중에서 옛날 노래와 그나마 좀 직선적으로 뻗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 '어제 만난 슈팅스타'는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 빠른 하이햇 스트로크 속에 쓰러져서 나지막히 읊조리는 듯한 목소리, 중간의 코드 솔로! 아 진짜 쩔더라. 그리고 자작곡 '고맙수(가제?...)'도 정말 좋았다. 앞의 연주 부분이 좀 길다고 생각했는데 원래 연주곡이었는데 보컬 분께서 노래를 붙이셔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가사도 보컬 멜로디도 참 좋던데 현재가 좋은 것 같아요 ㅋㅋ


이채형네의 '가장 보통의 밴드'는 일렉 기타가 없는 특이한 모습이었다. 세 곡을 했는데 어쿠스틱 느낌이 확 나는 게 참 신선했다. 더군다나 보컬 분이 여자분(코러스도)이셔서 더더욱 신선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근데 성현아 밥 잘 먹고 잠 좀 자라...

공연이 끝나고 뒷풀이를 가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무 생각없이 갔다 즐거운 공연을 보고 사람들과 재미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고기도 맛있었고 내가 한 자리에서 소주 1병 가까이 마신 건 어제가 처음이었을 듯 ㅋㅋ


@ 집에 오니 너무 졸리고 머리가 지끈거려 방을 못 쓸고 잤다. 그런데 꿈에서 왠지 어느 실내의 콘트라베이스를 막 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난 허세에 쩐 느낌으로 "콘트라베이스는 처음 쳐 보네요 하핫" 하고 한마디 했던 것까지... orz

@ 언젠가 이발관 카페에서 본 글에서 '음악은 당신에게 무엇인가요'라는 게 있었는데 나에게 음악은 표현, 화산 폭발같은 분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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