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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
단상 | 10/09/23 15:21
내가 블로그에 쓰는 글은 몇 가지 종류로 나뉜다. 첫 번째는 오늘 하루 있었던 사건이나 떠오른 생각들이 평소와는 달리 특이하거나 인상깊었기 때문에 제목에 날짜를 붙여 기록을 하는 것이고 이 종류가 가장 많다. 두 번째는 음악 감상문. 무작정 폭죽처럼 치솟거나 끝을 모르고 가라앉는 감정을 기록할 때도 있고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점에 대해서 그 이유를 잘 씹어서 생각한 다음 쓸 때도 있고 이거저거 끌어다 갖다붙일 때도 있고 그렇다. 세 번째는 허세글이나 개그글인데 이건 어떻게 보면 그 날 있었던 것에서 떠오른 것들이 많기 때문에 첫 번째 글에서 군더더기를 제외하고 감상만을 남긴 거라고 볼 수도 있다.

쓰고 싶지 않은 글들도 있다. 내용없이 감정만을 남겨 나 아닌 다른 누가 봐도 '이게 뭔 소리야' 싶은 글들. 혹은 두서없이 불평 불만만 드러내 놓은 글들이 그것이다. 누구나 이런 말들을 하고 싶을 때가 있고 그것이 허용될 때가 있지만 반영구적으로 기록이 남으며 누가 어떤 상황에서 글을 읽을지 모르는 이런 장소(웹 어디나)에는 남겨도 서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보는 사람이 심드렁하게 넘기지 않는 한 기분이 좋을 리는 절대로 없고 그렇다고 내가 답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순간의 배설이 가져다 주는 잠시의 안도감이 얻을 수 있는 전부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더 이상 이런 식의 위안을 얻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쪽이 맞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언젠가 너무 괴롭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그럴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여기다 쓰지 못한 것들도 얼마든지 있다. 개인적으로 얼굴을 마주대고 하거나 종이에 매일 끄적끄적하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라도 표현을 할 수 있으니 다행인 것 같다. 누구나 어떤 형태로든 대나무 숲은 필요한 법이니까. 그저께는 두 개나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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