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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과 케이의 이야기 - 2
린과 케이의 이야기 | 04/10/19 20:06
"린."
"응 ?"
"넌 언제부터 이 곳이 이렇게 익숙해졌는지 혹시 알아 ?"
"글쎄..."
"익숙해진다는 건, 이런 것 같애."

케이는 테이블의 종이 위에 연필로 슥슥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왼쪽의 둥그런 건 속이 빈 통이고, 오른쪽의 네모난 건 꽉 차 있는 물체야."
"응 근데 ?"
"두 번째 그림을 봐. 네모난 게 둥근 통 위에 올라가 있지."
"응."
"세 번째 그림은... 네모난 물체가 깎여서 둥근 통에 들어간 거고, 오른쪽 그림은 깎여나간 부분이야."
"그림만 봐서는 모르겠는걸."
"둥근 건 익숙해져야 할 틀이고, 네모난 건 너야. 두 번째 그림에는 아직 틀에 들어가지 못해서 어색함이 있는 거고, 세 번째 그림은 어색했던 것들을 깎아나간 후에 틀에 들어가서 익숙해진다는 거지."
"흐음..."

케이는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왼쪽은 통이고, 오른쪽은 물체야.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통에 들어간 물체가 빈 공간을 남겨 두게 되는 거지. 이 경우는 처음부터 어색함을 떨쳐 낼 필요는 없는 대신 제대로 적응을 했다고 보기 힘들어..."
"호오..."

신기해 하는 린을 앞에 두고 케이는 또 그림을 그렸다.



"첫 번째 경우와 마찬가지로 어색함을 깎아냈어. 하지만 여전히 빈 공간이 있어. 어색함을 떨쳐 내었는데도 여전히 어떤 부분이 어색하다는 거지."
"..."

"근데 말야, 케이."
"응 ?"
"이것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모자란 거 채우면 안 돼 ?"
"안 돼."
"어째서 ?!"
"인간은 자신을 깎아 나갈 수밖에 없는 존재거든."
"아우... 케이는 맨날 어려운 말만 해."

"케이는 바보네."
"어 ?"
"어려운 말만 잔뜩 해 놓고는... 인간은 자신을 깎아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잖아 ?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많이 경험하고 배우면... 그 반대도 될 것 같은데."
"음..."

케이는 맨날 어려운 말만 한다. 그런데 바보다. 케이는 바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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