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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3
일기 | 09/03/13 03:16
일찍 자겠다고 생각했건만 결국 건즈 라이브 좀 보다 이 시간이 되었다. 도쿄 라이브의 Knockin' on Heaven's Door 인트로와 기타 솔로는 언제 들어도 정말 죽여준다.

아까 합주하고 비가 오는데 언제나처럼 걸어서 집으로 왔다. 걸으면서 이런저런 노래를 듣지만 이런 비오는 밤길에는 언제나 찾아 듣는 노래가 있다. 바로 이 노래(클릭)이다.

말로 풀어서 쓴다고 내가 받는 느낌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 리는 없지만 그래도 왠지 적어보고 싶어졌다. 약간 박자에서 어긋난 듯한 피아노 소리는 차 안의 유리창이나 우산에서 불규칙적으로 흘러서 떨어져 내리는 물방울을 보는 듯하며 노래같지도 않은 목소리들은 이름모를 은하계를 여행하는 열차의 안내 방송을 듣는듯한 느낌이다. 거기다 디스토션 먹인듯한 스트링을 거꾸로 재생시킨 배경 화음에다 들리는 하이햇 비트와 클로징 소리는 걸을 때 얼굴에 닿는 그 차가운 물방울 입자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반복되는 베이스 드럼의 쿵쿵쿵 소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관통하는 듯하다. 무덥고 축축하고 늘어지는 여름의 비가 아니라 조금은 서늘한, 바로 오늘 밤 같은 날! 1년에 몇 번 없을 이 순간을 위한 노래임이 틀림없다.

비오는 날에만 나는 특유의 향기와 어둑한 밤의 흐릿한 가로등과 일렁이는 바닥에 비치는 불빛, 살결에 닿는 차갑고 상쾌한 물방울 입자들, 그리고 커피를 마시면 오감이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받으며 우주로 날아갈 것만 같다. 이런 걸 공감각이라고 하던가.

위 링크의 포스팅을 한 게 2006년 6월인데 이 노래를 들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그 때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한 게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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