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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22일 _해당되는 글 1건
06/03/22   고양이 입양 (38)

고양이 입양
일기 | 06/03/22 00:16
린 떠나간지 얼마나 됐다고 또 고양이를 들이느냐고 비난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 후로 페코가 너무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은데다가(고양이가 곁에 있으면 상태가 좋아진다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내가 회사 간 동안 너무 심심할 것 같아서(실은 페코를 데려온 이유도 이거였지만) 데려오기로 했다. 손이 많이 가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아기 때부터 얼굴 보며 지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게다가 페코가 잘 돌봐줄 것 같아서 내심 기대를 하며 여러군데 찔러봤다. 유기묘가 아닌 경우는 보통 집의 고양이가 출산을 해서 여러 마리를 분양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에 두 마리를 데려오겠다고 하니 우선권이 주어졌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짧다면 짧을 수도 있는 한 달 동안 같이 붙어 살고 그랬는데 홀로 떨어져 낯선 곳에서 지내게 된다면 겁도 많이 먹을테고 스트레스도 참 많이 받을테니 둘을 같이 데려오는 쪽이 아이들에게 좋다. 그런 이유에서라도 분양자는 두 마리 이상을 데려가는 사람들에게 먼저 기회를 주는 것이고... 그래서 아메숏같은 암놈 한 마리랑 그냥 까만 수놈 한 마리를 데려오게 되었다.

페코를 데려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감자의 도움을 받아 별 고생없이 무사히 데려올 수가 있었다. 차 안에서는 계속 손 하나씩으로 감싸고 있었고 들어올 때는 잠깐 카메라 가방(...)에 넣어서 들어왔는데 문을 열자마자 페코가 평상시대로 날 반기며 야옹거렸는데, 내가 가방을 열자마자 이 놈들이 뛰쳐나와서 빌빌대고 있으니 페코의 태도전세가 확 바뀌어버리면서 경계 모드로 들어갔다. 수놈이 호기심이 왕성하고 모험감이 강한 것 같던데, 먼저 페코 쪽으로 다가갔다. 배쪽으로 가는 걸 보니 젖을 먹고 싶었던 모양인데 페코가 하악거리면서 싫은 기색을 표출하니 털을 세우면서(작은 몸에 털 세워봤자 별로 티도 안 나지만) 뒷걸음질을 쳤다. 그리고 애들이 가까이 갈 때마다 계속 하악질을 해대며 싫어하던데 역시 처음엔 어쩔 수 없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아기들이 좀 몸집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애들이 너무 작아서 내가 자고 있는 동안에 페코가 물거나 할퀴기같은 해코지를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물론 내가 잘 때 몸부림을 치다가 애들을 깔아 뭉개도 너무 위험하지만(이거 정말 걱정된다).

애들에게 뭘 먹일까 생각을 하다가 캔사료(이름이 '참치의 달인')를 조금 줘 봤는데 진짜 잘 먹더라. 둘이서 미칠듯이 먹는데 먹는 기세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지금까지 어미젖이나 분유같은 것만 먹다가 처음 고기맛을 보고 허겁지겁 먹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캔사료 자주 주면 나중에는 그것만 먹을텐데... 음식 조절을 잘 해 줘야겠다.

지금은 둘 다 이불 위에서 자는 중. 아래 화살표 버튼 누르면서 사진들을 보세요.

(1/6)
키보드 위를 뛰어다는 녀석. 정말 작다 !


너희들은 건강하게 자라야지... 내가 많이 챙겨주고 신경 써 줘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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