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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30분쯤 일어났다. 밤새 음담패설 하고 3시쯤 잠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꽤나 일찍 일어난 셈이었다. 그 때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7시 40분에 아침 식사 제공이 끝나기 때문에... 아침 식사는 저녁과는 다른 메뉴가 나왔다. 순두부찌개를 먹었다. 아침이라서 그런지 살짝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갑판 위로 나왔다.
그렇게 노닥거리다 보니 어느 새 먼 발치에 육지가 보였다.
입국수속카드 기재 사항 문제로 입국이 20분 정도 늦어졌다. 배에서 일찍 나오려고 줄은 거의 제일 먼저 서 있었는데... 거기서 늦어버리니 입국심사 줄을 뒤에 서게 되어 늦어진 것이었다.
웹페이지에 나와있는 방법대로 코니텔을 찾아갔다. 먼저 코스모스퀘어 역으로 가야했다. 큰 길에서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니 그냥 나왔다. 도로를 보면서 제일 어색했던 것은 역시 차들의 진행방향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길을 건널 때 왼쪽을 먼저 바라보는데 거기서는 오른쪽을 먼저 봐야했다. 이것은 일본을 떠나올 때까지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한 1주일 더 있었으면 적응했으려나 ? 왼쪽은 코스모스퀘어 역이다. 역이 꽤나 깔끔하고 조용했다. 사람들이 별로 안 타는 역이라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계획했던 바로는 이 날이 금요일이었기 때문에 노마이카(no my car) 패스를 끊어서 오사카를 돌아다니는 것이었는데, 분명 책에서 봤을 때는 코스모스퀘어역까지 적용이 됐는데 정작 코스모스퀘어역에서는 노마이카를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230엔을 내고 오사카코역까지 가서 내린 다음, 개찰구를 나가서 노마이카 패스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600엔. 이 때는 표 하나 끊으면서 벌벌 떨었지만 나중에는 물가에 적응해버려서... 좀 비싼 밥 한끼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으니까.
일본 땅을 밟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욘사마의 인기를 실감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좋았던 것은 승강장이 2방향인데 번호를 써 놓은 것이 상당히 좋았다. 나름대로 쉽게 찾을 수가 있었으니까.
초록색선(선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을 타고 몇 정거장을 지나 지상으로 지나 오는데 주택이고 아파트고 빨래가 왜 그렇게 많던지...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대도시 한 복판에서 빨래 무더기라니. 공기가 좋아서 그런 것일까, 사람들이 마음 놓고 빨래를 널어 놓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그래도 속옷은 안 보이더라). 오면서 임프레자도 보고 FD도 보고... 일본이라는 것을 조금씩 실감하기 시작했다.
니폰바시역 10번 출구로 나와서 코니텔을 찾아갔다. 401호에 이용석이 있었다. 방이 꽤 넓었다. 나중에 우리가 이불 펴고 짐 막 널어 놓고 하니 조금 좁긴 했지만... 급하게 라면을 끓여 먹고 1시 30분쯤 숙소를 출발했다. 이용석이 우리를 근처의 아케이드(건물 사이에 지붕을 씌우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로 안내했다. 가다 보니 남코 게임 센터가 있었다.
알 수 없는 축구 게임
initial D ver.3
이 정도면 골동품... IIDX도 아닌 그냥 beatmania
축구 게임보다 더 알 수 없는 게임. 플레이 할 생각조차 못한 것이 매우 아쉽다.
지하철 개찰구를 노마이카로 통과. 그런데 형순이가 숙소에 노마이카를 놓고 오는 바람에 30분 정도 지체되었다. 아 정말 박형순... 하지만 이 때까지는 양반이지 뭐. 앞으로 벌인 일에 비하면야.
오사카성에 가는 도중에 길에서 만난 버스표지탑(?). 너무 쌔끈해서 좀 놀랬다. 노선도가 표시되어 있고 현재 버스는 어디에 있으며 버스는 몇 분 후에 도착할지 모두 표시가 되는 것이 아닌가. 도로 상황이 우리보다 좋아서 이런 걸 만들 수 있다는 것 이외의 것이 있을 것 같다. 굉장히 부러운 점 중의 하나.
오사카 성에 도착했다. 상당히 컸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천수각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공간은 불타서 없어진 거라고... 하긴 그 넓은 공간을 그냥 족구장마냥 버려두진 않았겠지. 게다 신고 족구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봤는데 참 웃기더라. 성의 규모가 장난이 아니었다. 일단 성벽의 돌이 무지무지하게 컸다. 더 굉장한 건 이걸 오사카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운반해 왔다는 것. 천수각 내에 전시되어 있는 것들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아서 이유는 모르겠다.
오사카성을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멀리에서도 천수각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컸다. 5층부터는 계단으로 올라가야 했는데 왜 그렇게 만들어 놓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조금이나마 천수각의 규모를 발로 느껴보라는 건지... 아니면 엘리베이터 설계에 한계가 있어서 그런지. 올라가니 오사카 시내가 잘 보였다. 굉장히 컸다. 내려오면서 전시해 놓은 것들을 보았는데 우리나라와는 또 차원이 틀렸다. TV가 전부 대형 TFT에 화질이 굉장히 좋고... 구성도 꽤나 잘 되어 있어서 글을 모르면서도 별로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 때부터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오사카성 뒤쪽으로 나와서 OBP(Osaka Business Park)역으로 갔다. 5시 40분쯤이었는데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제복(사社복?)을 입은 OL들이 보였다. 퇴근 시간인데도 그다지 복잡하지 않았다. 설마 그 때 본 OL들은 퇴근 좀 일찍한 사람이었다든지...
단순히 앞뒤의 역뿐 아니라 위와 같은 식으로 알기 쉽게 해 준다
신사이바시에 도착. 계속 걸어서 난바워크로 가서 스룻토 간사이 패스를 샀다. 그래 스룻토 간사이... 3day free 표가 5000엔이었는데 매표기에 있길래 그냥 덜컥 사버렸다. 아 참 쉽구나.
빅카메라를 가 봤다. 정말 굉장했다. 찌질한 테크노마트(라는 건 순전히 주관적인 내 느낌)와는 수준을 달리하는... 플스 소프트도 많고(이건 덴덴타운에 훨씬 많다) 기계도 많고 잡화도 많고. 도톰보리로 직행.
화려한 간판들
빠찡코가 상당히 성황 중이었다.
여기가 도톰보리 입구 길목. 저 맛있어 보이는 게는 천수각 보듯이 지나쳐버렸다.
그로기 상태가 된 와중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던 일행들
여기가 바로 금룡라면
미칠듯한 스피드로 라면을 해치우는 이용석
도톰보리는 참 컸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진이 전부 빠진 우리는 길 중간에 있는 벤치에 거의 드러눕다시피 해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금룡라면으로 갔다(사진에 보이는 집은 밥을 안 줘서 밥이 무한 리필되는 금룡라면으로 갔다). 일본의 라면이 어떤지 모르는 상태에서 접하는 라면은 상당히 신선했다. 경식이는 자꾸만 사리곰탕면같다고 하던데 난 먹어본 적이 없으니... 국물은 우리나라처럼 붉지 않고 육수같았다. 그리고 면도 굉장히 맛있었고. 하긴 후에 리필해 먹은 밥이 제일 맛있었던 것 같았지만... 그렇게 우리는 포식을 하고 들어갈 때 우거지상이었던 얼굴을 쫙 펴고 다니게 되었다.
에비스 플라자의 압박 !
이것이 바로 BeatManiaIIDX RED !
비트매니아를 했다. 무려 RED(11th)... 역시나 비주얼적 측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거두었다. 노래 좋은 거야 보장된 것이고... 앞으로 더 이상의 발전은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였다. 국내에는 들어오려나 ? 나와 원근이는 비트매니아를 하고, 이용석과 형순이가 토이 크레인에 손을 댔는데 그거 참 무섭더라. 이용석이 눈이 뒤집혀서 그 자리에서 2900엔을 써버렸으니... 내가 비트매니아 한다고 800엔 쓴 건 아무 것도 아니었다.
BOSS 커피 레인보우를 발견하고 110엔을 썼다.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정리, 1시쯤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