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30분쯤 밍기적대면서 일어나서 대충 짬뽕 곱배기를 먹고
그렇게 투표를 하러 갔다.
내가 투표를 하러 간 곳은 어떤 교회였는데 입구에서 고등학생이 명부를 보면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나는 선거인명부 등재내역을 따로 잘라가서 앞에서의 확인 절차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가서 주민등록증으로 확인을 하고 본인이 맞다는 절차를 통과한 다음에 투표용지를 받아서 투표를 했다. 본인확인하는데 내 번호가 '4444'여서 아주머니들께서 놀라시면서 "번호가 참 ~", "가면서 옷이라도 하나 사야겠네"라는 농담을 하셨다. 생각보다 간단한 절차였다. 내가 갈 당시가 타이밍이 좋았는지 내가 나오자마자 사람들이 10명 정도 줄을 서 있었다.
평화로운 오후였다. 안에 계신 아주머니들도 그렇고 앞에서 줄을 서 있던 유권자들의 얼굴에도 나른한 휴일 오후의 부드러움이 깃들어 있었다. '이렇게 평화롭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잠시, 이 선거가 끝나면 또 무슨 (대부분 그랬듯이)나쁜 일들이 생길지 참 싱숭생숭했다.
지금은 투표가 마감된지 얼마 지난 시간이다. 누가 되든 간에 살만한 세상이 되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