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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할 때
단상 | 04/12/15 22:34
이번 학기 사진의 기초 수업을 매우 재미있게 듣고 있다. 물론 오늘 부로 종강했지만...
전공 수업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전공 수업은 전공 지식에 대해서 모르는 것을 아는 게 전부이지만, 사진의 기초 수업에서는 사진 뿐만 아니라 나의 시선이나 생각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것이 단순히 선생님께서 강의하시는 내용에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모여 있는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 등을 보고 있으면 알게 되는 것도 있다는 것이다.

이 수업의 묘미는 다른 사람들이 찍어 온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인데, 보통은 자신이 찍어 온 사진을 앞에 나가서 발표하는 형식이다. 사진을 칠판에 붙여 놓고 자신의 사진에 대해서 설명을 하게 되는데, 그 때 사람들이 앞에서 취하는 행동들이 몹시 재미있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잘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특히나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할 기회(발표 등등)가 별로 없었던 것처럼 보이는(공대생들 등) 사람들의 경우는 더하다.
이런 사람들은 나와서 신체의 일부를 가리게 된다. 입을 가리거나 몸을 가리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한 손으로 반대쪽 팔꿈치를 만지작 거린다든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 손으로 머리를 쓸어내리는 사람도 물론 있다. 나는 그런 모습을 관찰하는 게 왜 그리 흥미롭던지...

확실히 발표를 잘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다르다. 그들은 '몇 명이 있든 나는 말을 잘 할 수 있다'라는 느낌으로 발표를 한다.

어떻게 보면 청중과의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보면 그런 느낌이니까(별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고). 청중이 어떻다고 해도 말을 잘 하는 사람, 아니면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기가 죽는다든가, 움츠러든다든가 해서 우물쭈물하는 사람 등등 많겠지.

여러 가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다양한 상황에서 알 수 있는 것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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