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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3
일기 |
09/10/14 03:38
어제 키보드를 업어와서 치다가 새벽 4시 30분에 잠들었다.
출근 전에 조직검사 결과를 확인해야했기에 8시에 일어났다.
의사가 별 일 없댄다. 돌출된 거니까 나중을 생각하면 빼는 게 좋을 거라고.
전화가 왔는데 헬스장 제휴업체란다. 혹시 헬스장에 카드 놔두고 다니지 않냐고 묻던데 그런 적 없다고 하면서 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는데 내가 평일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나가는 걸 보고 내 카드 하나로 여러 사람이 쓰는 줄 알았나 보다. 요즘 그런 사람이 있나보지. 댁들도 참 힘들겠습니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전화 건 사람이 '공지사항에 그런 내용이 있고요 전화드렸습니다'라며 얼버무리는 걸 듣고 있었다.
퇴근 시간 때부터 엄청나게 비가 왔다. 메일 쓰고 간다고 좀 늦었는데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퇴근을 해 버려서 우산을 빌릴 곳이 없었다. 그래서 카페테리아의 피아노나 좀 치다 갈까 싶었는데 이미 선점하고 있는 분이 계셔서 시간을 때우다가 배가 고파서 더는 안 되겠다 싶어 회사 밖의 편의점에서 우산이라도 사서 갈 생각으로 건물을 나섰다.
하지만 너무 만만하게 봤을까, 편의점 아저씨는 나같은 사람의 우산 있냐는 질문을 수십번이라도 들은 듯 시큰둥하게 우산없다는 대답을 들려줬다. 택시라도 타고 가야겠다 싶어서 경기도 택시를 탔건만 오늘같은 특수한 날을 노려 분당이 아닌 지역의 택시들이 즐비했다. 어쩔 수 없이 근처 건물 상가 처마에서 멍하게 있었는데 교보문고에서 우산을 파는 것을 기억해 내고 우산을 사서 '정말 오래간만에'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편의점에서 택배를 찾을 일이 있었는데 온라인에서 찾아 본 위치로 가 보니 편의점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흔적조차 없었다. 이럴 것 같아서 전화 번호를 저장해 뒀는데 전화해서 위치를 물어 보니 내가 매일같이 다니는 길에 있는 그 편의점이 아닌가. 대체 왜 위치가 그렇게 표시가 되어 있었던 건지...
집에 와서 잠시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쿠크가 책장에서 뛰어내려 착지하면서 손목을 긁었다. 칼로 베인 것처럼 뜨끔하길래 욕지거리가 나왔다. 점심 시간에 운동 갔다가 샤워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옆구리쪽을 긁었는데 필시 양갱이 손톱으로 긁은 듯한 세 줄짜리 빨간 상처가 보였고 방금 긁었다는 표시로 피가 나고 있었다.
몇 시간 키보드를 쳐서 그런 건지 왼손 손목의 통증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번 주 내로는 때려 죽여도 반드시 병원에 가야겠다.
피곤하고 아프고 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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