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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6
일기 | 09/07/16 15:51


항상 가지고 다니는 가방 안에 mp3와 이어폰을 넣어두고 잠시 화장실에서 씻거나 하면 양갱이 가방을 뒤적거려서 이어폰을 씹곤 하는 버릇이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항상 책상 위에 둬서 그럴 일이 없었는데 어제 자기 전에 이 닦고 있는데 이어폰이 책상에 타그닥 타그닥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서 이 닦다 말고 나와 보니 양갱 이 놈은 내가 화장실에서 나왔는지도 모르고 이어폰을 씹고 있었다. 나는 분노의 응징을 가했고 안 그래도 가뜩이나 늦은 시간에 한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일단 테이프로 응급 처지를 해 두긴 했는데 일단 소리는 잘 나와서 다행이다. 한 쪽만 그랬을 때는 굳이 이어폰의 자그마한 L/R 글자를 보지 않고도 왼쪽/오른쪽을 구별하기 쉬웠기 때문에 편리한 점도 있었는데 지금은 뭐 씹은 위치도 비슷하고 그래서 테이프 없을 때랑 상황이 똑같아져 버렸다.

그나저나 소리가 나오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난 양갱을 더 밟았을까... 이런 생각하면 역시 때린 놈이나 맞은 놈이나 맘편할 거 없는 폭력은 정말 안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 쿠크랑 이불에서 뒹굴거리는 도중에 양갱이 비집고 들어오려길래 소리지르면서 위협하는 시늉을 했더니 장롱 앞에서 식빵자세를 하고 날 쳐다 보던데 얜 맞아도 별 생각이 없는 건지. 오늘 저녁에 집에 들어가면 양갱한테 여전히 '뽀루퉁한 척'을 해야 하는지 털도 빗겨주고 쓰다듬어 주고 해야할지. 어제 밤에 술 먹고 늦게 들어온 남편을 오늘 퇴근 후에 용서해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는 마누라의 심정이 이런 걸까?

고양이도 이런데 사람은 오죽 어렵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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