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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9 공연 후기
일기 |
09/08/10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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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밴드의 멤버로서 베이스를 잡고 무대에 올라본 게 대체 몇 년만이지? 마지막 공연이 2006년 9월이었는데 거의 3년 전이다. 그러고 보니 이 때도 신촌 Geek에서 했구나. 하려고 했던 이야기랑은 좀 다르지만, 이 때의 글을 보면 '연습 좀 더 할 걸'이라는 후회가 든다고 되어 있는데 이번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무대 위에서 실수 안 한 건 아닌데 그래도 난 그 동안 참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드는 한 편 그냥 내가 뻔뻔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_-
어쨌거나... 매번 이런 생각을 하긴 하지만 여러가지로 참 재미나고 즐거운 공연이었다. 가끔 농담삼아 베이스 재미없다고 때려치울까 하고 그랬는데 거짓말입니다. 진짜 끝장나게 재밌다 세상에 이런 게 없다 정말 정말로! 공연장에서 앰프와 PA를 통해 나오는 베이스 음은 나에게 좁은 공연장이 베이스음으로 다 차버리는 환각 현상마저 가져다 줄 정도다. 그리고 내 손끝으로 거길 다 메운다고 생각하면... 이건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짜릿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노래는 모르는 게 거의 대부분이었지만 다들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고 잘 하는 사람들 플레이를 보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다들 잘 했지만 '幻'이라는 밴드가 참 괜찮았다. 사실 밴드라는 게 개개인들이 모인 거지만 최근의 나는 개개인의 연주 실력보다는 얼마나 밴드같은 사운드를 내 주는가... 에 중점을 두고 듣고 있는데 여긴 그런 점에서 돋보였다. 보컬 분 노래 실력도 매우 좋았고 소리가 쭉쭉 뻗어나오는 톤에 으쌰으쌰 주먹질(...)로 관객들을 움직이는 무대 매너까지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리고 보통 밴드에서 키보드가 붕 뜨게 마련인데 여긴 그런 거 없고 정말 '아 키보드가 밴드의 한 멤버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드는 그런 연주를 보여줬다. 그리고 드럼 베이스 리듬 기타도 확실하게 리듬 파트를 떠맡고 있었고 리드 기타 분도 기타 실력이 좋아서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관객 호응도 완전 ㅋㅋ 난 기차놀이하는 거 오늘 처음 봤다. 나도 같이 했으면 재밌었겠지만 사람들도 잘 모르겠고 밑에 계속서 있자니 너무 힘들어서 orz 여튼 젊은이들 사이에서 잘 놀았다는 느낌. 아 나도 이제 나이가... -_-
매번 느끼지만 무대 위에 있는 것보다는 밑에서 구경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무슨 운동을 해야 단련이 되려나. 그건 그렇고 9월 공연에서는 20곡을 넘게 할텐데 그 땐 얼마나 재밌을지 기대된다. 물론 그만큼 곡을 소화할 수 있을지 좀 걱정도 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기회가 흔한 게 아니니 할 수 있을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
끝나고 집에 와서 방 쓸고 닦고 샤워하고 커피 한 캔 마시니 이렇게 기분 째질 수가 없구나. 모 게임에 나온 대사가 생각난다.
"잊지마, 이 하늘이 이렇게 아름다웠다는 걸."
그래요 살아가면서 언제나 기분 째지는 이 순간을 떠올릴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초딩 일기같은 공연 후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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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sist.'s nazono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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