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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간 녀석에게 편지가 왔다
일기 | 06/05/11 22:56
오늘 집에 들어왔는데 군대간 후배(동생 ?)에게 편지가 왔다. 이 녀석과는 고등학교 때부터 어떻게 알게 되었는데 얘가 2월 초에 군대를 가게 된 것이다. 어쩌다 보니 얼굴도 못 보고 그냥 보내게 되었는데 이 녀석이 가기 전에 블로그에 '편지 받고 싶은 사람은 주소 적으세요'라고 써 놔서 써 놓고 한참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오늘 집에 들어오면서 '카드 고지서 왔나' 싶어서 편지함을 봤는데 조금은 지저분하고(회사에서 날아오는 고지서들은 깔끔하잖아 ?) 삐뚤삐뚤한 글씨로 내 이름이 적힌 봉투가 보였다.

'보내는 사람: 인천 부평구 산곡동 사서함 1호 4대대 본부중대 ㅈㄱㅈ'

봉투를 뜯어 봤는데 '두꺼워 !'라는 느낌이 드는 편지지. 3장이었다. 나는 살면서 3장 이상 편지를 적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왠지 대단하는 느낌이 들었다.

'희동이형 보소.'
로 시작하는 편지는 '이 녀석이 글씨가 이랬던가...'하는 감상에 빠지게 해 주었다. 편지 내용은 녀석답게 스트레이트하고 형이하학적(농담)이었다. 평소에 이것저것 고민도 많이 하더니 군대 가서 뭔가 깨달음을 얻어서 나에게 이야기를 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병특을 시작할테고 이 녀석보다 편한 생활을 할텐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본문 중: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이승이 좋은 것 같애...'

중요한 곳에서 오타내지 말란 말이다 이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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