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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겨울 일본 여행기 1 (2/10)
단상 | 05/02/22 01:01
"빠시야, 일본 안 갈래 ?"

이용석의 한 마디에 혹해서 일본에 가게 되었다. 준비할 것이 많았다. 여권과 비자, 오가는 교통 수단과 숙박 등등... 우리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싸게 가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비행기 대신 배를 타야 했고, 호텔은 꿈도 못 꾸는 그런 상황이었다. 계획을 세울 때는 별별 걱정을 다 해야 했다. 패스를 끊어서 다는 것이 돈이 적게 드느냐, 그렇지 않고 그냥 다니는 것이 돈이 적게 드느냐부터 따지기 시작해서 패스를 끊었을 때 받을 수 있는 할인 혜택까지 따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돈이 없었으니까.

대충 정한 것은 배를 타고 왕복, 오사카에서 7박을 머물면서 관서 지방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오사카와 교토, 고베, 나라. 일정을 세우는 것도 여행 1주일 전에 급히 했다. 그리고 여권과 비자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많았다. 원래는 1월 말~설 직전 - 이렇게 다녀오려고 했었는데 배가 없다길래 설 직후에 출발하기로 했다. 나는 군미필자이기 때문에 국외여행허가서를 받아야 하는데 그 기간을 짧게 잡아버려서 여행 날짜가 바뀐 이후에 다시 기간을 연장한다고 또 생고생을 해야만 했고 경식이는 설연휴 직전 마지막 평일 오후에 일어나서 택시를 타고 급히 날아서 업무 끝을 30분 넘기고 졸라서 억지로 비자를 떼고...

여행 준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각자 설을 보내고, 우리는 2월 10일 부산 국제 여객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9일 밤을 대구의 친척집에서 자고 10일에 동대구역에서 부산역으로 가기로 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외숙모께서 해 주신 밥을 먹고 동대구역으로 가서 KTX를 타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KTX는 선로 장애 때문에 1시간 21분을 늦었다. 그리고 지연된 KTX 때문에 동대구역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넘쳐나는 사람들


부산항을 떠나는 배는 4시 출발이었다. 그래서 원래 계획대로라면 1시 20분에 부산역에 도착해서 필요한 물품들을 사고 출국 수속을 마치고 배에 탑승하는 것이었는데, 정작 부산에 도착하니 2시 40분이었다. 같은 열차를 탄 원근이와 함께 택시를 타고 부랴부랴 부산 국제 여객 터미널로 이동, 예약한 배 표를 급하게 끊고 출국 수속을 한 다음 배에 탑승했다. 우리가 타니까 배가 출발하였다. 배는 3시에 출발한 것이었다. 형순이가 매우 조급해 하고 있었다고 경식이가 그랬다. 경식이는 별 걱정생각도 안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원래 원근이는 나 다음에 오는 KTX를 타려고 했는데 만약 그걸 타고 오기로 했었다면 배를 못 탔을 것이다. 뭐 어째 제대로 풀리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걸 아직까지는 깨닫지 못했다.

(왼쪽은 누나에게 빌린 카메라를 만지작대고 있는 형순이) 배를 탄 후에 우리가 있을 방으로 가 보았다. 돈이 없기 때문에 Standard Room... 말이 스탠다드 룸이지 가장 하등실이 아닌가. 2층 침대가 좌우로 있는 매우 좁은 방이었다. 1층이든 2층이든 침대에서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너무 낮아서. 그리고 우리는 또 한가지 문제에 부딪쳤다. 그것은 바로 배멀미... 배를 타고 처음에 배가 천천히 움직일 때는 몰랐지만 배가 속도를 내고 먼 바다로 나갈수록 배는 점점 흔들리고 우리의 울렁거림도 심해졌다. 그래서 실내에 있을 수가 없었다. 계속 갑판으로 가서 먼 곳을 바라보곤 했는데 그러다가 실내로 들어와서 모두 잤다.

1시간 정도 잔 후에 6시 15분에 일어나서 다시 갑판으로 나간 후에 일몰을 구경했다. 바다에서 해가 넘어가는 걸 보는 건 거의 처음이 아니었을지... 그리고 선내로 들어와서 6시 40분에 저녁을 먹었다. 700엔. 왜 엔을 받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가 돌아올 때도 엔을 받았다. 나만 비빔밥을 먹고 애들은 모두 갈비탕을 먹었다.

혼슈와 큐슈 사이를 지나며 야경을 구경했다. 시모노세키... 큰 탑과 다리가 보였다.


들어와서 형순이가 OCN을 보러 가자고 해서 스타쉽 트루퍼스와 춤추는 대수사선을 봤다. 그리고 갑판 위를 떠돌다가 들어와서 모두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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