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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 06/02/12 21:08
린 눈이 안 좋아서 어제 병원에 데려 갔다. 여러군데를 알아 보고 난 뒤에 서울대입구 근처에 있는 '관악동물병원'이 좋은 것 같아서 그리로 가기로 했다.

페코를 데려올 때 이동장을 하나 얻게 되어서 거기에 린을 넣어서 데리고 나갔다. 처음에만 해도 버스를 타고 갈 생각이었는데 애가 집에서 나오자마자 엄청 울어서 버스 타는 걸 포기해야 했다. 그래서 최대한 안 흔들리게 이동장을 들고 걸어갔는데도 계속 울었다. 택시를 잡았는데 뒷문이 열리고 갑자기 야옹하는 소리가 나서 그런지 기사가 별로 탐탁치 않은 눈치였다. 그런데 택시에 타자마자 린이 울지도 않고 조용히 있었다. 이동장이 안 흔들려서 그런지, 아니면 택시가 덜 추워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깜빡 잊고 아무 것도 따뜻하게 해 줄 것을 못 챙긴 게 너무 미안했다. 안 그래도 애가 추워서 그런지 쫄아서 그런지 벌벌 떨던데...

병원에 도착하니 안에 강아지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린이 놀래서 털을 세우고 하악 거렸는데 금방 진료실로 옮기고는 벌벌 떨기만 하고 아무 소리도 안 냈다(이게 더 쫄아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눈이 안 좋다는 게 애가 눈을 잘 못 뜨고 그래서 데려간 거였는데, 진료를 받고 나니 단순한 결막염이나 각막염이 아니라고 했다. 눈꺼풀을 뒤집어 보니 안쪽까지 털이 나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각막에 손상을 주고 심지어는 혈관도 나 있다고 했다. 항상 눈을 똑바로 못 뜨고 찡그리고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거였다. 그 병원에서도 처음 보는 증상이라며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으로 가 보기를 권했다. 그 동안 별 탈 없이 지냈기에 응급 상황은 아니지만 되도록 빨리 가 보는 게 좋다고...

진작에 병원에 데려가서 진료를 받았어야 했는데. 못난 주인 만나서 고생하는구나... -_- 아까 전화해 보니 진료는 평일밖에 없고, 토요일도 진료가 없다고 한다. 일단 예약해 놓고 휴가를 내든 어떻게 해서든지 데리고 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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