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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일기 | 07/09/03 13:06
옛날에는 나만의 확실한 기준이 있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따라서 나와 맞지 않는 생각이나 의견에 대해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싸우기도 많이하고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성향은 변해서, 이 사람 말도 맞고 저 사람도 옳은 소리하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너무 많았다. 딴에는 모든 걸 이해하려고 든 건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나는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무엇이 옳은지도 모르겠다.

외부 자극으로부터 항상 입력을 받는 감각은 시각이나 청각 정도일 것이다. 보통의 대중 문화 또한 이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오늘 화장실에서 이를 닦는데 회사 동료분이 들어왔고 왠지 익숙한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어릴 적에 할머니댁에 가면 셋째 삼촌에게서 나던 냄새였다. 그 때는 그게 무슨 냄새인지 몰랐는데 오늘에서야 그것이 담배 냄새임을 알 수 있었다. 불쾌하기 이전에 조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계기로 삼촌 생각이 날 줄은 몰랐지. 항상 담배를 피고 계셨던 것 같은데 그래도 친척들 모이면 담배 피는 모습을 한 번도 안 보이셨다는 것도 떠올랐다. 내가 냄새를 기억하고 있는 것도 신기했다.

하지가 지난 지 벌써 두 달 이상이 흘렀다. 6시 30분쯤 신천역 4번 출구를 나와 걷고 있으면 빌딩과 아파트 사이로 곧 가라앉을 해가 보이는 게 생소했는데 좀 있으면 아마 보이지도 않겠지. 그리고 며칠 새 날씨도 상당히 쌀쌀해졌다. 일주일 전만 해도 팬티만 입고 잤는데 이젠 이불 꼭 덮고 자게 되었다. 옥탑이라서 기온이 뼛속까지 느껴진다.

뭐 이 9월 된지 얼마 됐다고... 벌써 가을 기분 내고 있나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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