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게 요즘 뭐 먹고 사냐고 물으면 나는 주저없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코바코 코바코정식, 아우라지왕순대의 순대국, 하카다분코의 인라면.
(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모두 돼지와 관계가 있음)
여기다가 두어번 언급을 한 기억이 난다. 하카다분코에 갔다고. 내가 여기 가면 시키는 건 항상 똑같다. 인라면에다가 먹는 중간에 사리 하나 추가. 지금은 영업을 그만 둔 아지바코와는 달리 돈코츠 라면을 팔고 있으며... 바(bar)형식의 내부 인테리어도 꽤 독특하다. 3명 이상의 일행과 가면 보통 테이블에 앉지만 혼자나 둘이서 가게 되면(난 거의 혼자 갔다) 거의 바(라고 부르는 거 맞나요)에 앉게 된다. 여기서 라면 만들고 있는 걸 보면 재밌다. 주인장분이 가끔 차슈를 집어먹기도 하고 면을 삶은 후에 물기를 빼기 위해서 체에다 면을 넣고 물을 탁탁 터는 걸 보는 것도 재밌고. 게다가 여기는 항상 음악이 크게 나오는데 나오는 음악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번 카시오페아 공연 보고 갔을 때는 Fatboy Slim이 나오고 있었고, 최근에는 Nevermind 앨범이 나오고 있었다. 비틀즈 화이트 앨범도 한 번 들은 것 같고...
라면은 그야말로 딱 내 취향이다. 짜고 느끼하다. 이 두가지 사항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마늘도 넣지 않는다. 웬만하면 김치도 안 먹으려고 노력하는데 그건 그 때 그 때 조금씩 다르고. 위 사진이 막 나왔을 때의 상황인데 저 때 국물을 한 숟가락 먹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며 정신없이 면을 먹고 국물을 마시고 나면 아직 세상이 살만하다는 걸 느낀다. 5500원(라면+사리 추가)에 생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면 괜찮잖아 ?
새벽 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에 이런 걸 올리고 있는 나는 이제 음식으로 자학하는 법을 배운 것만 같다. 아 먹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