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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마 - 해야
일기 | 10/01/17 12:05
전설의 대학가요제 라이브

지금이야 아카라카 응원곡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이 곡을 내가 처음 제대로 들은 건 네이버 오늘의 뮤직이었다. '해야', '잊혀진 사랑', '알 수 없어' 세 곡을 들을 수 있는데 이걸 듣고 정말 쇼킹했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해야'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알 수 없어'의 드라마틱한 전개와 후반의 긴장감은 Led Zeppelin의 Dazed and Confused를 떠올리게 했다. 시디를 사려고 wish list에 저장해 두었는데 향뮤직에서는 어느 새 품절이 되어버렸고 다른 곳에서는 팔지도 않았다. 낙담하고 잊고 있었는데 최근에 재입고가 되었는지 냉큼 시디를 사서 들어보고 있는데 정말 죽여준다.

마그마에 대한 설명은 네이버 뮤직 기사에 잘 나와 있지만 이들이 다른 음악들과 가장 차별화되었던 점은 '나이프 조'라고 불렸던 조하문의 고음역대에서 지르던 날카로운 샤우팅과 함께 미국에서 이미 기타로 밴드를 했던 김광현이 들려주는 아르페지오, 나름대로의 펑키 커팅, 싸이키델릭한 솔로 등등 다양한 방식의 기타 플레이와 안정적이고 풍성한 문영식의 드럼이라 할 수 있겠다. 이들이 1980년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하자 그들 스스로가 굉장히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고 하는데 그만큼 음악에 자신이 있었던 게 아닐까? 결국 그들은 음반 하나를 남기고 여러 가지 개인 사정들로 밴드를 중단하게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나저나 최근에 재발매 된 시디에는 멤버들이 같이 찍은 사진(네이버 뮤직 기사에도 나오는)의 커다란 스티커가 들어 있는데 이건 대체 무슨 센스인지(...)

조하문과 김광현이 연세대생이었고 문영식이 서울대생이었는데 산울림의 고학력이나 들국화에서 베이스를 친 최성원(패닉 1집 프로듀서)이 고려대생이었던 걸 떠올려 보면 이 때만 해도 좀 있는 집 자제 분들이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이야 나름대로 저렴한 악기가 많지만 이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을테고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곳은 교회가 대부분이었을테니(특히 드럼은 요즘도 그렇지만). 이런 의미에서 보면 요즘은 세상이 좀 좋아진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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