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영, 양익준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애정만세>
영화는 '산정호수의 맛'과 '미성년'으로 이루어져 있다.
뭐랄까 위 포스터는 산만한데다... 그래, 솔직히 좀 그냥 그렇다. 내가 느끼기에 영화는 포스터같은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낭만적 사랑의 변방에 위치한 사람들의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
1. 산정호수의 맛
아마 주인공(여자다)이 한 행동을 남자가 그대로 했으면 '아 찌질해 뭐야 저게 진짜' 하고 매도해버렸을지도 모르겠는데 여자가 그런다. 그것도 커다란 딸래미가 있는 중년의 여인이.
내 생각이 편견일지도 모른다는 강렬한 의문을 던져준 영화다. 거의 뭐 호수에 바위덩이를 던져서 풍덩할 때 물 튀기는 광경을 보는 느낌이었다.
순임 역의 서주희 분께서 연기를 진짜 잘 하셔서 그걸 보는 재미가 쏠쏠했음. 첫 씬이 어찌나 에로틱하던지.
2. 미성년
양익준 감독이 상영 후에 이야기 했던 것처럼, 영화 제목같이 영화가 얼기설기한 느낌이 있다. 여러 개의 시나리오를 한데 모아 사용했다고 하며 <똥파리> 이후에 영 좋지 않은(...) 몸을 이끌고 한순간에 가진 영화 제작의 의지를 계속 가져가는 게 힘들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들이 아주 잘 살아 있고 두 주인공이 주고 받는 대화에서 킥킥거리면서 웃을 수 있었다. 사실 집에서 혼자 봤으면 박수치면서 난리났을텐데 관객이 서른 명 정도밖에 안 되어서 아...
사실 어제 트위터에서 상영 예고 보고 '영화 제목이 흠... 어? 양익준?' 해서 신기해서 보러 갔는데, 막연히 내가 기대했던 것들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 이상의 많은 것들을 보고 올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를 많이 보진 않았지만 나름대로의 스토리텔링이나 네러티브가 있는 장르의 것들을 접할 때 보고 느끼는 방식이 예전과 많이 바뀐 것 같긴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