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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농담
단상 | 05/11/01 00:51
아래 포스팅에 쓴 대로 집에 내려갔다 왔다. 온 가족이 모여서 옹박[...]을 보고 있었는데 영화가 다 끝났을 무렵 주인공이 친구를 붙들고 "죽으면 안 돼 !"라고 외치는 부분이 있었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죽지마! 카면 무조건 죽고 죽어라! 카면 안 죽는 게 영화지, 안 글나 ?"

하긴... 주인공이 죽지마! 하면 동료들은 죽어나고 악당이 죽어라! 하면 주인공은 무조건 살아났던 것 같다.



아침을 먹고 있었는데 예전에 알던 사람 이야기가 나왔다. 어머니께서 "야 가 전과해가지고 지금 딴 거 하고 있다 아이가 ?"라고 하시니까 동생이 "전과카니까 어감이 좀 이상하데이."라고 했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전과는 동아전과가 최고 아이가 ?"



아버지는 말씀하셨지, 인생을 즐기라고...

어렸을 적에는 아버지를 닮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거울을 보거나 길을 걷다가 아버지를 한가득 닮아있는 나 자신을 보면 항상 기분이 묘했다. 내 헛소리와 농담은 전부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 어렸을 적부터 사람들을 만나면 "고놈 아빠랑 똑같이 생겼네 !"라는 소릴 엄청 많이 들었다. 자라면서 아버지의 맘에 안 드는 점이 보이면서 서먹서먹한 감정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부자지간인가 보다.

오늘 날씨가 춥구나... 그러고 보니 갔다 와서 '잘 왔어요' 전화 한 통 안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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