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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
09/02/20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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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이유는 밝히지 않겠으나 기타가 떨어져 볼륨 노브가 부러지고 헤드머신의 페그가 휘었다. 이렇게 된 것도 슬프지만 다른 사람이 떨어뜨렸다는 점이 더 억울했고 페그가 휘어 튜닝 안정성이 떨어지는 건 억울한 것보다 치명적이었다.
게다가 페그는 집에 와서 줄 갈면서 알았다. 돌리면 일정한 축으로 돌아야 하는데 그게 휘어버려서 감는 느낌부터 어색한데다 휜만큼 헐거워졌다. 조금 분해를 해 봤는데 그 회전축이 나사와 나사가 들어가는 틀이라서 제대로 복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줄을 좀 굵은 걸로 갈면 장력이 세져서 넥이 좀 안으로 움직여서 버징이 없어질 걸 기대하고 리페어샵에는 좀 나중에 갈 생각이었는데 이것 때문에 빨리 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기타 값도 값이지만 처음 보고 쳐 봤을 때 '이거다'싶은 느낌을 받았고 그리 길지 않은 동안 같이해 오면서 동질감마저 느낀 기타였는데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났다. 다행히도 페그 나사를 조이니 이전보다 괜찮아졌지만 휜 4번 페그는 다른 것들보다 헐겁다. 물론 안정성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줄을 갈고 홀린 듯이 기타만 치다 벌써 이 시간이 되어버렸다. 유치뽕짝일 수도 있고 미친놈같이 보일 수도 있지만 미안한 마음에 그랬던 것 같다. 법정 스님은 애지중지하던 난초가 시들었을 때 욕심을 버리는 무소유의 자세를 깨달았다고 하지만 난 아직 욕심이 많다.
장난 댓글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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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sist.'s nazono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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