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가 매년 여름에 모여서 escamp라는 행사를 치른다.
작년에는 포항공대 기숙사가 참 좋았는데, 올해는 익숙한 건물이라서 편하긴 했지만 왠지 신선도가 좀 떨어졌다. 나는 운이 없는지 작년과 마찬가지로 같은 조원들의 참여도가 매우 저조했다는 사실이 참 뭐하다. 게임대회를 했을 때 카이스트에서 온 형은 집에 서울이라 집에 갔다가 그 시각에 있지도 않았고, 나머지 두 분은 경기 당시 게임을 처음 해 보는 상태였으니. 그리고 프로그래밍 대회는 맞고(고스톱) AI를 짜는 거였는데 많은 사람들이(정말 1/2 정도) 고스톱의 규칙을 몰랐기에 아예 코딩을 포기하거나 랜덤 알고리즘만 스윽 내 버린 조도 많았다. 나도 규칙을 몰랐기에 아이디어도 내 줄 수 없었고 C++도 만져본 적이 없었기에 코딩을 할 형편도 아니었다. 덕분에 과방에서 잘 먹고 잘 놀긴 했지만 왠지 '한 게 없다'라는 생각은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 마당에 다른 학교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기도 힘들었고... 이래저래 운이 좋지 않았다.
뭐 그래도 만원 내고 이것저것 받고 잘 먹고 했으니 물질적으로 손해 본 건 아니지만... 난 그런 것보다는 행사를 통해 뭔가 '기분 좋았다'라는 느낌을 받는 편이 훨씬 좋은데. 이건 뭐 3일 그냥 잘 놀았다라는 생각밖에... 그다지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