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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삽질
일기 | 08/09/16 10:34
할머니댁에 내려갈 때 버스를 타고 갔다. 휴게소에 잠시 서길래 화장실 다녀와서 자리를 보니 집 열쇠가 주머니에서 흘렀는지 자리에 떨어져 있었다.

이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주머니에 집 열쇠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성묘 다닌다고 차 타고 있을 때 흘린 건지 뭐 언제 잃어버렸는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이대로라면 집에 못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앞에 도착하니 밤 10시 50분. '이 시간에도 연락이 되려나'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대문 앞에 쓰여진 열쇠집(?) 연락처로 연락을 시도했다.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설명을 하고 문을 따서 들어가야겠다고 했다. 열쇠 단면이 육각형이라는 말을 했는데 이건 못 딴다고 하더라. 하긴 생각해 보면 단면에 오목한 홈들이 몇 개 있는데 내부에 스위치같은 것들이 많이 있을테고 어떤 걸 누르면 안 열리고 어떤 건 눌러야 열리는 그런 방식일 것이므로 수많은 조합을 일일이 시험해 보면서 딸 순 없겠지... 무슨 대털에서처럼 보청기 갖다대고 소리 들으면서 하는 것도 아닐거고 ㅋㅋ

그리하여 장치를 부수는데 3만원, 새로 다는데 8만원해서 총 11만원이 들었다. 똑같이 열쇠가 6각형인 걸로 달았는데 "이건 지금까지 달려 있던 것보다 더 튼튼해서 부수기가 훨씬 힘들어요"라더라.

아아 내 피같은 쌩돈... -_- 앞으로는 열쇠를 여러군데 분산시켜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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