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asis의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 라는 앨범이 있다.
이 앨범은 대략 내가 고3 때 죽어라 듣던 앨범인데... 이 앨범 하나 때문에 영국음악에 젖어 살았다. 노멀한 blur와 흐느적대는 radiohead, 신생 밴드였던 travis와 doves, 독자적인 노선의 suede와 고전 the smiths등등...
아무튼 위 앨범이 나에게 있어서는 진짜 쇼킹한 앨범이었는데, 뭐 하나 뺄 노래가 없는 그런 앨범이다. oasis 음악의 특징을 말한다면, 지저분한 사운드가 배경으로 깔린다는 것인데, 이게 참 매력적이다. 실제로 이들은 연주를 매우 못한다(...). 라이브 앨범을 들어봐도 참 인간적인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니. 뭐 어쨌건, 나에게 있어서는 터닝 포인트였던 그런 앨범을 다시 들으니 고3 때의 느낌이 다시 살아났다. CDP에 의존해서 시간을 흘려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 때는 유일한 낙이 음악이었다. 요즘은 음악을 진짜 안 듣는 편인데 그 때는 할 수 있는 딴짓이라고는 음악 듣는 것 밖에 없었으니까...
offspring의 Ixnay On The Hombre 라는 앨범도 고영은 놈이 추천해 줘서 고1 때 처음 들었는데, punk라고는 처음 들었던 것 같다. 그 테이프를 녹음해서 참 질리도록 들었다. 그 당시 막 베이스를 샀었기에 맘에 드는 프레이즈를 쳐 보기도 하고 그랬었다. 지금 듣고 있는데 참 기분이 묘한 것이...
웃긴 것은, 이렇게 예전에 미치도록 좋아해서 들은 것들은 요즘도 좋은데, 이 밴드 들이 최근에 내 놓은 앨범들의 느낌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 정도밖에 안 되어서 참 유감이다. 밴드들은 대개 늙어간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 젊은 날의 패기와 우쭐거림, 무모함 등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은데 이것이 밴드들에게서도 그대로 발견된다. 특히나 oasis는 너무 심하다. 1집은 진짜 뻔뻔함, 위풍당당 등으로 범벅이었는데 5집 Heathen Chemistry는 다 죽어가는 할아버지들 노래같으니... 발라드는 이쁘장하게 들려서 그나마 괜찮았는데 첫 싱글 Hindu Times는 참 못 들어주겠더라. 그래도 oasis니까 하고 듣긴 하는데... 이것 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