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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단상 |
07/01/2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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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yh141516.egloos.com/855532 에서 트랙백
내가 너의 글을 처음 읽었을 때는 첫 번째로, 게임 회사에서 일하는 컴퓨터 공학부 출신들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인 줄 알았다. 그리고 글의 중반부에 프로그래밍은 컴공의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고 하고, 마지막 세 줄 요약의 두 번째 항목은 게임 개발 이외의 다른 분야에 컴퓨터 공학인의 눈길을 돌리자고 했다.
솔직히 말해서, 본문만 보고는 네가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모르니 닥치라' 이런 뜻은 절대로 아니고 문장 그대로 받아들여주기를 바란다.
리플들을 읽어 보고 나는 네가 모르는 것 혹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많다는 것을 확신했다.
1. 네가 쓴 본문과 네가 단 리플들을 보면 `개발자'들을 창의적이지 못한 - 일의 흐름에 있어서 의사결정권이 없는 단순한 구현자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 물론 이건 회사마다 달라. 주변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많은 병특들의 호소를 들어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겠지. 하지만 제대로 된 업무 방식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고객, 영업사원, 사용자, 사용자지원팀, 개발자 등)이 최대한 상호작용을 많이 하면서 진행되는 것이 맞지. 대부분의 우리나라 IT 업계가 이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 코더로 지칭되는 사람들이 박봉과 야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고. 따라서 개발을 한다고 해서 창의적일 수 없는 건 아냐. '개발 이상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자는 3번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개발자도 컴퓨터 공학인으로서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의 개발을 진행할 수 있거든.
2. 게임 개발과 컴퓨터 공학만 놔 두고 생각해 보자. 컴퓨터 공학 출신이 게임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이고 그런 업무를 수행하면서 컴퓨터 공학에서 얻은 것들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와우를 하면서 놀랐던 건 컴퓨터 공학의 지식을 연출에 접목시킨 것이었어. 과 사람들도 와우 많이들 하지만 '이걸 어떻게 만들어!'라면서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냐. 입구를 좁게 만들어 객체의 로딩을 그 때 그 때 만들어 놓은 맵 디자인이라거나, 지역이 바뀔 때 서서히 변하는 이펙트라든가. 따라서 네가 말한 세 줄 요약의 2번 사항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를 할 수가 없어. 컴퓨터 공학인으로서 궁극의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지식의 재창출(쉽게 말해서 연구)만을 언급하던 교수님들의 편협한 시각이 네 글에서 보이는 것이 안타깝다.
3. 사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1번과 2번이 전부이고, 1번에 게임 개발로 인력이 몰리고 있는 건 주위의 병특들을 보면 확실히 그래. 하지만 IT 회사를 보면 게임 회사보다는 그렇지 않은 회사가 훨씬 많아.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산업기능요원으로서 복무 중이고.
리플을 보니까 '차후 진로가 게임 개발이 아니면 게임회사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말이 있는데... 맞아. 근데 까 놓고 말해서 난 그냥 군대 문제 해결하려고 왔어. 차후 진로도 아직 확실하지 않아. 이건 확실히 내 잘못이야. 하지만 내가 회사에 1년 반 정도를 일하고 나서 참 많이 배웠어. 컴퓨터 공학 이외의 것들. 쉽게 말해 'IT 업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법'에 대해서 배웠어. 좀 과장해서, 컴퓨터 공학에서 얻은 기술을 내가 회사에서 배운 것과 결부시켜 IT 산업을 발전시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면 나는 컴퓨터 공학의 궁극적 목표를 이룬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걸까 ?
쓰다 보니 글이 참 과격해 졌는데... 나도 세 줄 요약할게.
1. 개발자도 창의적으로 개발을 할 수 있다(개발자는 코딩만 하는 사람이 아님).
2. 게임 개발(혹은 모든 의미의 일반적 개발)을 통해서도 컴퓨터 공학의 궁극을 이룰 수 있다.
3. 와우하자
3번은 뭐 농담이고... 1번이랑 2번은 내 생각이지. 네 생각과는 다를 거라고 보는데, 동의할 수 없다면 이유를 듣고 싶다.
ps. 너 때문에 글 쓰다가 부사장님한테 잡혀서 저녁도 못 먹고 이러고 있음 ㄲ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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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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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 07/01/26 20:00 R X
마지막 한 줄이 캐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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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sist. 07/01/30 14:49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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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쓰고 나가서 승재형 꼬드겨서 저녁 먹었어요 낄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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飛烏 07/01/26 20:13 R X
내가 생각하는 "컴퓨터 공학의 궁극"이 뭘까 란 생각이 드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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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sist. 07/01/30 14:49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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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실 잘 모르겠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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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프 07/01/27 00:40 R X
후아. 장문의 답변 글 고마워.
일단,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 친구들이 개발자 일을 하면서 공학적 능력을 잘 활용하고 있다니 기쁘다. 글 쓰면서 이 점은 내가 틀렸길 바라기도 했거든. 단순히 기획자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게 하는 일 정도가 아닌, 그 이상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1번에 에 대해서는 새롭게 알게 되었으니 좀더 생각해볼 문제이고, 2번에 대해서는 이미 나도 인정했던 부분이다. 게임이야 말로 다양한 컴퓨터공학의 기술이 접목된 훌륭한 응용분야라고 생각하고. 단순히 '놀이감'으로 격하시킨 적은 없다. 3번은... 이번 겨울 들어서 매우 땡기고 있다.
여기엔 언급되지 않았지만, '병특 인력의 게임 업계의 치중'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보고 싶다.
p.s. 와우 하면 버스 태워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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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sist. 07/01/30 14:51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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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공학적 소양 혹은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서 공부를 좀 더 하고 그 능력을 좀 더 일에 접목시켜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듬... 아직은 부족하지.
병특 인력의 게임 업계 치중... 은 주변을 보면 우리 과에 한정된 현상이 아닌가 싶다. 일단 나는 참 희귀하게도(?)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그렇지 않다면 또 그렇지 않은 IT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이 쪽을 보면 또 게임 회사에 병특하던 사람은 없단 말이지.
와우하면 골드/가방/버스가 빠방하게 지원된다 ! 흐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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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sist.'s nazono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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