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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2
일기 |
10/07/03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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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거 저거 써 보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
1학기가 정말로 끝났다. 끝난지는 좀 됐지만... 어쨌거나 학점이 전부 떴다는 소리다. 이공계 장학금 커트라인을 넘었고 학기 평점 최대를 찍긴 했다. 아쉬운 게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꽤.
계절학기는 '수학 및 연습1'(미적분학)과 '행복의 과학적 탐구'를 수강하고 있다. 미적 퀴즈 만점 처음 받아봤다. 문제가 워낙에 쉽기도 했지만... 연습문제 실컷 풀어 갔더니 자명한 비교 판정법 문제 하나랑 비율 판정법 쓰는 문제 세 개 나와서 1등으로 내고 나왔다. 아 근데 멱급수 전개 나오고 테일러 시리즈 나오니까 위기감이 든다. 심지어 다음 주 수요일이 중간 고사!
행과탐은 대박. 조별 과제가 빡세긴 한데 재밌어 보이는 수업 찾아 듣는 취미가 있는 사람들은 들으면 재밌을 거라는 걸 보장할 수 있는 강좌가 되겠습니다. 교수님께서 학점도 잘 주신다는 소문이 있으니 조별 활동 열심히 하고 수업 열심히 들어서 시험 잘 보고 개인 레포트 열심히 잘 써 내면 반드시 좋은 학점이... 아니 이건 당연한 거잖아?
어쨌거나 수업 시간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고 그런 내용들이 나오는데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보거나 주변 혹은 다양한 여러 가지 경우들에 겹쳐서 생각해 보면 그게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여러분은 강의 필기 하면서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거 외에 수업 내용에 관한 자신의 의견이나 질문 거리 등등을 주르르륵 길게 써 본 적이 있습니까? 난 있어요!
프로젝트 끝나자마자 못 읽던 책을 읽기 시작해서 1주일 새 세 권을 읽었다. 배명훈의 타워,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 러셀의 행복의 정복. 타워 재밌었다. 눈먼자들의 도시는 작가가 최근에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안타까웠다. 이 두 책이 던지는 화두를 크게 인간과 사회로 본다면 범주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역시 한국어로 쓰여진 문장이 훨씬 읽기 쉬웠다. 당연한 거겠지만(...) 행복의 정복은 두 번째로 읽는데 와 이 책 역시 대박. 첨에 읽을 때도 그랬지만 며칠 전에 다시 보니 또 다시 되돌아 생각해 볼 수 있는 경우가 그 새 나에게 많이 생겼던 것이었다. 혹은 예전에 이미 있었던 일인데 내가 자각을 하지 못해서 읽으면서 그냥 지나쳤던 사건이라든지. 이 책은 아마 앞으로 별 일이 없지 않는 한 오랜 시간 동안 계속 읽으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동반자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러셀의 '자녀 교육론'을 읽고 있다. 옛날에 러셀 책 보면서 이 사람 책을 일단 최대한 모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샀는데 그 중 하나다. 1989년에 우리 나라에 번역된 책인데 요즘은 이거 구할 수 있는 곳이 아마 없겠지 흐흐흐(...) 이 책도 재미있다.
오늘은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6시 20분에 집을 나설 때만 해도 그냥 흐린 정도에 지나지 않았는데 어제 낮 내 방의 습도가 70도를 넘은 것이 아마 오늘 비가 그렇게 오려고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포스코에서 운동을 마치고 500동까지 걸어가려고 8시 40분에 나왔는데 포스코 지붕을 뚫을 듯이 쏟아지는 물줄기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후배 S와 함께 입구에서 멍하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나는 양말을 벗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했고 S는 바지를 걷어올리기 시작했다. S가 먼저 출발했고 나는 5분 정도 기다리다 출발했다. 비는 자비심없이 내릴 뿐이었다. 8시 부터 9시 30분까지는 7분 간격이라는 셔틀은 10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고 나는 급하게 택시를 탔다. 우산을 덜 접고 탔는데 우산 살이 시트에 부딪쳐 부러져버렸다. 이거 티타늄이라면서 뭐 이렇게 쉽게 구부러지고 잘 부러지는 거야? 삼단이라서 가지고 다니긴 참 편했는데 아깝다 싶었는데 정작 접었다 폈다 하는데는 문제가 없어보였다. 하지만 부러진 부분이 매달려 대롱대롱 날카로운 끝을 흔들고 있는 것을 보며 잘못하면 다치겠구나 하면서 우산을 접는 순간 오른손 끝에 뜨끔한 감촉이. 아 조금만 더 빨리 생각했어도... 신고 간 컨버스가 물에 빠진 것처럼 젖어버려서 수업 내내 맨발을 드러내고 있었다. 다행히도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에어컨 바람에 철제 책상대에 발을 올려 놓고 있었던 관계로 발이 시려워서 참 괴로웠다. 세상에 7월에 발이 시려울 수도 있구나. 결국 신발은 집에 올 때쯤이나 대충 말랐다.
오늘 행과탐 조원 소개 발표가 있었는데 다들 열심히 해서 재밌게 잘 했다. 다른 조들도 발표 참 잘 하더라. 옛날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 학생들 끼도 많고 재치도 넘치고... 다른 조들 발표에서 이래저래 볼 것도 배울 것도 많았다.
그리고 저녁 먹고 노래방에서 신나게 놀았는데 K의 목소리가 너무 간지라서(정확히는 김동률) 많이 놀랐다. 오오 이것이 합창단의 포쓰. 밴드에서 보컬을 맡게 됐다는 L 또한 여러 가지 노래들을 참 잘 불렀다. 그렇게 신나게 놀고 집으로 돌아왔다.
뭐야 쓰니까 쓸거 많네 다 쓰진 못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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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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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 10/07/06 00:29 R X
8시 40분...비가 가장 잔인해질 수 있는 시간이지.
책까지 읽다니 넨홈은 진정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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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sist. 10/07/06 17:47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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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왔다갔다 할 때 버스나 지하철에서 심심해서... 책 있으면 잠시라도 지루할 틈이 없어서 좋긴 함 ㅋㅋ 대신 너무 큰 책은 갖고 다니기가 -_-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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