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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단상 |
10/10/1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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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무슨 생각을 했나? 하는 생각을 해 보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친구를 만나서 반가웠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등의 단순한 반사적인 생각들도 있을 것이고 좀 더 복잡하고 긴 생각들도 있을 수 있다. 아기를 안고 있는 남자에게 자리를 양보한 할머니를 바라보며 왠지 흐뭇한 기분이 들고 있는 중, 넓은 통로에서 사람들을 양팔로 밀쳐내며 뒷자리로 가 자리를 탈취해 낸 할아버지를 보며 참 찝찝한 느낌에 노인 공격경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든지.
봉천중앙시장에는 '생각보다 맛있는 집'이라는 식당이 있다. 오후 8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각에도 그 집은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가게 이름에서 이미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한다.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꽤 평이 좋은 모양이다.
학교 식당에서 어떤 식사가 나와도 그냥 별 불만없이 잘 먹을 수 있는 것은 내가 맛에 대해 둔감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나는 향에 민감하고 냄새를 꽤 잘 맡는 편이라 감각이 둔한 것은 아니요, 더군다나 맛있는 음식을 즐길 줄도 안다. 일부러 시간과 수고를 들여 정기적으로 찾아가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면 내가 배만 차면 별 문제가 안 되는 돼지라서 그런 것인가?(꿀꿀꿀꿀) 사실 요즘은 이런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니다. 학교에서 며칠 동안 시달리면서 식사를 할 때면 내가 지금 밥을 먹는 건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있는 건지 좀 헷갈릴 때가 있다. 그래도 몸은 꽤나 단순하기에 배가 차고 소화가 되면서 영양분이 공급되기 시작하면 불쾌하고 날카로웠던 기분이 누그러진다. 즉효약으로는 달달한 캔커피도 있다.
식사에 대해서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기 때문일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라는 식상한 경구가 있듯이 나는 매사에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산다. 먹은 만큼 배부른 것이 사람이요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오는 것이 시험이고 연습한 만큼 느는 것이 실력이다. 운이 좋거나 드물게 있는 천재처럼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대개 이 법칙을 벗어나는 일은 없다. 따라서 내가 기대하는 일이 있으면 그 기대치를 달성하기 위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당연하다. 후회도 하지 않는다. 내가 매일 잘 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몇 년 전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아 오늘은 늦잠을 좀 자긴 했지만 4일 동안 스무 시간도 못 잤고 오늘 수업도 없었으니까 이 정도야 뭐.
식사같은 건 아무래도 좋기 때문일까? 내가 꼭 해야만 하는 일들을 마치고 하고 싶은 일을 이뤄내고 가지고 싶은 걸 가질 수만 있다면 식사같은 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는, 내 생활에 있어선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일까? 음 그래, 사실 그럴 수도 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칼국수를 좋아하니까 생각보다 맛있는 집에 가 볼 생각이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은 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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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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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khazel 10/10/16 00:13 R X
거기 봉천고개에 살때 집에 갈때마다 본 집인데 한번도 안가본곳이군요ㅋㅋ
가보고 평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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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sist. 10/10/17 04:33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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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언제 갈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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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niea 10/10/16 10:14 R X
절대로 코끼리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밥을 먹어야 한다면 밥먹는 내내 코끼리 생각이 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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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sist. 10/10/17 04:33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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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손이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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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 10/10/16 22:57 R X
너는 한 마리 새끼돼지 다른 이름은 돼지새끼.
너는 오늘도 어김없이 밥을 꾸역꾸역꾸역 쳐먹고!! 있~다!!
난 최근 열흘동안 위가 안 좋아서 밥을 꾸역꾸역꾸역 쳐먹는 게 소원이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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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sist. 10/10/17 04:33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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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먹고!! 있~다!!!!!!!!!!!!!!!!!!!!
언제 술이나 같이 꾸역꾸역 처마시자꾸나... 쓰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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