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  |  세계탐방  |  옆집소식  |  방명록  |  RSS  |  관리자
몇 가지 이야기
단상 | 10/11/28 21:56
최근에 들은 몇 가지 이야기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꽤나 오래 전 일이지만 내가 잘 하고 있는 줄 알았던 것은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첫 번째였고 그 사실을 철저히 알 수 없었던 것이 두 번째였다. 사실은 그것보다도 문제 자체가 문제긴 했지만. 게다가 고고한 척 에둘러 이야기를 피하던 그가 나 몰래 타인에게 그런 말을 하고는 아리송한 말을 내게 하며 낄낄거렸다든지.

나는 내 주변에 일어나는 내 일들이 모두 내 생각이 미치는 안에 있는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게 아니었다. 써 놓고 보니 당연한 소리다. 그게 말이 될 리가 없잖은가? 푸하하 그래, 지금 생각해 보니 건방지기 짝이없는 태도로까지 보인다. 어쨌거나 그 이야기들은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놀랍고 기가 막히고 화가 났다. 그렇지만 좀 더 생각을 해 보니 그런 걸로 괴로워 할 시간이 없다는 결론이 났다. 내게 있는 문제는 고치면 될 일이요 지나간 일들은 이미 모두 흘러가서 다시는 돌릴 수 없는 것들이 된지 오래다. 결국 바꿀 수 있는 것은 내 자신에게 현존하는 문제로 한정된다. 거기에만 집중하면 될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하지만 과연 이런 사고 방식 자체가 올바른 것인지 한편으로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위는 좋은 것 같지만 '이게 올바른 것 같다' 라고 생각하며 거기에 맞춰 생각이나 감정을 속이는 건 아닌지? 물론 매초마다 끓어오르는 감정의 폭풍으로 망아지마냥 날뛰는 것보다는 낫지만 왠지 인간의 본성에서 조금 멀어진 느낌이 든다. 사실 난 매우 감정적인 인간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와 도덕적 한계선 내에서 감정을 제한하려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사유하는 행위에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생각해 놓고 '아 잘 모르겠다'라며 문제를 회피하는 것은 또한 성에 차지는 않는다.

좀 더 담담한 사람이 되고 싶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어도 웃으며 받아주고 누군가 억지를 쓰며 투정을 부려도 미소지으며 마주할 수 있는 그런 사람. 어렵기 그지없구나.
관련글(트랙백) | 댓글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jinurius.cafe24.com/tt/rserver.php?mode=tb&sl=789

아이디
비밀번호
홈페이지 비밀글로 저장
내용
 

[PREV] | 1 | 2 | 3 | 4 | 5 | 6 | 7 | 8 | 9 | [NEXT]
bassist.'s nazono blog


no shovels, no gains.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소개
음악
단상
일기
사진
영화
린과 케이의 이야기
World of Warcraft
 최근에 올라 온 글
+ tumblr (8)
+ 돈과 권력 (4)
+ 반복학습 (7)
+ 주차 (4)
+ 사춘기? (6)
+ 업무 단상 (5)
+ Life and Time - 타인의 의.. (2)
+ 의사 선생님 (2)
+ 8 mile (2)
+ 혼자 밥 먹기 (6)
 최근에 달린 댓글
+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
 08/30 - 비밀 댓글
+ 성지순례합니다
 03/11 - ntopia
+ 성지순례합니다
 11/16 - erniea
+ 아니 이보시오 이게 누..
 07/27 - bassist.
+ 지난 번에 오프에서 만..
 07/27 - bassist.
+ 얼마전 종로에서 술을..
 07/08 - 나다
+ 내 웹호스팅 계정의 갱..
 02/08 - withonion
+ 흑흑... 옮기고 싶은데..
 02/03 - bassist.
+ 리플도 트랙백도 스팸..
 02/03 - bassist.
+ 그 또한 맞는 말이오
 02/03 - bassist.
 최근에 받은 트랙백
 달력
 글 보관함
 링크사이트
 방문자 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