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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17일 _해당되는 글 2건
05/11/17   무제 (10)
05/11/17   [책] 조엘 온 소프트웨어 (6)

무제
일기 | 05/11/17 21:15
어제는 결근을 했다. 일어나 보니 5시... 이번 주만큼은 결근하지 않으려 했건만 결국은 1주일에 한 번씩은 꼭 결근을 하고 만다. 지난 주는 늦잠을 자진 않았지만 과밤 공연 때문에 결국 금요일에 회사에 가지 못했다. 점심도 못 먹은 상태라 일어난 후에 굉장히 허기가 진 상태였다. 그런데 지갑에는 900원이 있었다. 통장에 돈은 있지만 근처에 농협은 없고, 나는 수수료 내기를 엄청나게 싫어하는지라 결국 컵라면 하나 사서 먹었다. 그리고 '내일은 기필코 농협에서 돈을 뽑아야지'라는 생각으로 잠들었다.

내가 근무하는 역삼역 근처에는 농협이 없다. 가장 가까운 농협이 바로 강남역에 있는데, 오늘은 강남역에서 내려서 농협에서 돈을 찾은 다음 역삼까지 걸어갔다. 출근하면서 강남역에 내린 적은 처음이었는데, 1번 출구로 나오는 길에 음식점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서 아주머니 네다섯명께서 김밥을 바쁘게 싸고 계셨고, 출근하는 사람들은 거기서 김밥을 한 두줄씩 사 갔다. 아주머니들이나 직장인들이나 참 아침부터 고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사람들의 노고를 내가 고생이라고 쉽게 폄하할 순 없겠지만 아침부터 활기차게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생활에 찌든 느낌만 받을 수밖에 없었으니까.

심심한데 내일도 집에서 좀 일찍 나가 강남에서 내려 볼까... 어쩌면 난 걸으면서 이것저것 보며 생각하는 걸 무지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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