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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11   너는 뭐가 그리 좋니 (14)

너는 뭐가 그리 좋니
일기 | 06/04/11 23:25
퇴근 하고 들를 곳이 있어서 갔다 나오면서 추욱 처진데다가 하도 신경을 많이 써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안절부절하고 있던 차에 배를 채우러 서울대입구 맥도날드에 갔다. 사람들이 많았고 시끌시끌한데다가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니 '당신들은 뭐가 그렇게 좋습니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런 소인배같은 생각은 곧 사그라들었고 지금 저렇게 좋아하는 사람들도 지금이 아닌 순간에는 슬프고 열받고 짜증나고 미칠 것만 같은 그런 기분에 몸서리쳤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기분 나쁘다고 해서 저 사람들까지 같이 기분 나빠야 하는 건 아니니까... 샘은 나지만 그들을 보고 "뭐가 그리 좋냐 이 새끼들아"하고 손가락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뭐 좀 더 근본적인 문제는 나쁜 일이 있었다고 해서 감정에 치우쳐 생각과 행동이 그것에 휘둘리는 거겠지. 아 역시 대인배의 길은 힘들어.
이렇게 써 놨지만 요즘 참 여러가지로 안 좋은 일이 많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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