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  |  세계탐방  |  옆집소식  |  방명록  |  RSS  |  관리자
2006년 5월 15일 _해당되는 글 1건
06/05/15   학교 안 가는 스승의 날 ? (14)

학교 안 가는 스승의 날 ?
단상 | 06/05/15 11:06
오목교 역에 내려 회사로 향하는 길에 항상 목동 현대백화점 지하를 지나가게 된다. 평소에도 8시 45분 경에 사람들이 영화를 보려고 표를 사거나 광장에 앉아 있으면 '뭐하는 사람들이길래 아침에 영화를 보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오목교 역에 내리는데 중고등학생들이 김포공항 방면으로 가는 지하철에 가방(심지어는 여행용 트렁크까지)을 들고 타려고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CGV 앞에도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다.

'아 오늘 스승의 날이라서 쉬는 학교가 많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스승의 날인데 학교가 쉬는 걸까 ? 스승의 날이라서 선생님들 좀 쉬라고 ? 근로자의 날에 대부분의 회사가 쉬는 것처럼(not me yeah).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촌지방지를 위한 초·중·고 휴무'라는 교육부 강령이 발표 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초등학교가 아직 국민학교였을 시절, 스승의 날 전날 방과 후에 아이들끼리 모여서 "야, 우리 선생님 선물 뭐 해 드릴까 ?" 이야기도 하고 본래의 목적인 선물 사 드리기는 잠깐 잊고 신나게 놀기도 하고 결국은 돈을 몇 백원씩 모아서 꽃을 사고 각자 편지를 쓰는 것으로 스승의 날을 맞이했다. 메인 이벤트는 아침에 담임 선생님들이 교실로 들어 올 때이다. 밀가루랑 계란을 푼 그릇을 문이 열리면 쏟아지게 만든다거나 발목 근처에 줄을 매달아서 걸려 넘어지게 한다든가 하는 연례 행사가 끝나면 "선생님 사랑해요 !"를 외치며 폭죽도 터뜨리고 선물도 드리고 노래도 부르고 했던 내 어린 날의 기억이 떠오르며 씁쓸한 느낌만이 출근길 발걸음을 지배했다. '저 아이들은 자기들이 왜 쉬는지는 알고 있을까 ? 단지 쉬는 날이라고 좋아하고만 있는 걸까 ? 이대로 좋다고 생각하는 걸까 ? 내가 가진 예전의 느낌을 저 아이들은 가질 수 없는 건가 ?'하는 만감이 교차했다.

물론 내가 위와 같이 생각하는 건 내 욕심이다. 저 아이들은 그래야할 의무도 없고 걔네들의 잘못도 아니다. 상황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인가 하는 안타까움에 그저 이런저런 생각이 든 것 뿐...
관련글(트랙백) | 댓글(14)

[PREV] | 1 | [NEXT]
bassist.'s nazono blog


no shovels, no gains.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소개
음악
단상
일기
사진
영화
린과 케이의 이야기
World of Warcraft
 최근에 올라 온 글
+ tumblr (8)
+ 돈과 권력 (4)
+ 반복학습 (7)
+ 주차 (4)
+ 사춘기? (6)
+ 업무 단상 (5)
+ Life and Time - 타인의 의.. (2)
+ 의사 선생님 (2)
+ 8 mile (2)
+ 혼자 밥 먹기 (6)
 최근에 달린 댓글
+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
 08/30 - 비밀 댓글
+ 성지순례합니다
 03/11 - ntopia
+ 성지순례합니다
 11/16 - erniea
+ 아니 이보시오 이게 누..
 07/27 - bassist.
+ 지난 번에 오프에서 만..
 07/27 - bassist.
+ 얼마전 종로에서 술을..
 07/08 - 나다
+ 내 웹호스팅 계정의 갱..
 02/08 - withonion
+ 흑흑... 옮기고 싶은데..
 02/03 - bassist.
+ 리플도 트랙백도 스팸..
 02/03 - bassist.
+ 그 또한 맞는 말이오
 02/03 - bassist.
 최근에 받은 트랙백
 달력
 글 보관함
 링크사이트
 방문자 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