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부터 열심히 국내 인디 밴드들을 듣고 있는데, 한 음반의 노래가 전부 다 좋았던 건 내게 로로스가 유일무이하다.
EP 발매 기념 공연으로 기획되었으나 마스터링에 약간 차질이 생겨 EP 판매는 되지 않은 아쉬운 사건(?)이 있었지만 어쨌든 간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로로스의 단독 공연!
홍대 v-hall은 처음 가 봤는데 시설 참 좋았다. 상상마당이 제일 좋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여기도 꽤 수준급. 단 베이스와 기재가 공명해서 울리는 게 좀 에러였지만 나머지는 다 좋았다.
1집의 노래를 전부 다 하고 2006년 EP의 My Cute Gorilla, Dream #1, #2, #3(라고 하는데 이 Dream 시리즈는 미발표곡임) 정도가 셋리스트. 앵콜로 Pax 후반부를 하는데 난 정말 압도당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있었다. 그 중심에는 짐승드러머 복남규가 있는데 이 사람 드럼 정말 끝내주더라. 힘의 조절부터 시작해서 박자감각 또한 훌륭하고... 드럼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는 느낌? 게다가 확실하게 밴드를 지탱하고 있었다.
It's Raining pt.2에서 가사 시작 부분 'It's raining on my shoulder, on my heart...'하고 낮게 읊조리는 부분에서 두 눈에 눈물이 줄줄... 난 내가 눈물이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노래 듣는 내내 울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라이브는 정말로 좋았다.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울림과 박진감을 제대로 즐기고 왔다. 앨범에서도 이런 느낌을 감상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그건 좀 무리한 요구인가?
얼른 EP가 나왔으면 좋겠다. |